구리는 백이 양곤마의 신세라고 보고 있다. 하변쪽 백대마가 아직은 미생이고 우변쪽 백대마도 미생이니 어떤 식으로든 공격의 효과를 챙길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하고 있다. "전혀 틀린 생각은 아닙니다. 하지만 결정타가 안 보입니다. 이제와서 집바둑으로 돌아설 수도 없고 이래저래 답답하겠지요."(안조영) 구리는 10분을 생각하고 흑81로 모양을 갖추었다. 달리 둔다면 참고도1의 흑1로 모양을 정돈하고 흑3으로 끊는 것인데 백이 18까지 살아버리면 우하귀의 흑대마가 후수로 살아야 한다. 흑83은 선수로 백대마의 안형을 없애 놓겠다는 수순. "꼭 선수는 아니에요. 이세돌이 반발할 겁니다."(안조영) 안조영은 참고도2의 백1, 3이 유력해 보인다고 사이버오로 생중계실에 소개했다. 그러나 이세돌은 실전보의 백84를 선수로 활용하는 것에 더 매력을 느끼고 있었다. 계속해서 백86과 백90이 짜릿짜릿한 선수활용이다. 흑95로 물러선 것은 정수. 이 수로 백94의 아래를 끊어 수상전을 벌이는 것은 흑이 도리어 수부족이다. "썩은 새끼줄로 호랑이를 잡으러 들다니. 구리가 오늘은 무얼 잘못 먹고 왔나벼."(서봉수) 오래간만에 검토실에 얼굴을 내민 서봉수의 말에 좌중은 웃음바다가 되었다. 썩은 새끼줄로 호랑이를 잡으러 든다는 이 말은 신동문 시인이 생전에 즐겨 쓰던 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