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 종목·투자전략

[CEO in 마켓] “원전비리 우리도 피해자…제품은 다시 검증 받을 것”

유계현 우진 사장 인터뷰


“원전부품 시험성적서 위조 사건과 관련해 19일 검찰에서 우진을 비롯한 다수 업체에 대해 피해자 조사를 진행했습니다. 비용을 지불하고 제대로 된 검증을 받지 못했기 때문에 우리도 그 피해자입니다.”

유계현(59ㆍ사진) 우진 사장은 20일 경기도 화성시 동탄면 우진 본사에서 진행된 서울경제신문과의 인터뷰에서 검찰에서 피해자로 판단했기 때문에 이미 시험성적 위조와 관련된 혐의는 벗었지만 아직 오해하고 있는 사람들이 많다며 억울함을 토로했다.

유 사장은 “우리가 제조하는 IHA케이블에 대해 세한티이피나 KTL 등의 원전부품 성능검증 업체에서 7~8가지 검증을 하는데 그중 세한티이피가 방사선 조사와 내진 검사를 누락시킨 것”이라며 “세한티이피는 독자적으로 방사선 조사를 할 수 없어 원자력연구원에 맡기는데 원자력연구원 측에서 우리 제품에 대해 검증한 적이 없다는 답변을 듣고서야 시험성적서가 위조됐다는 사실을 알게 됐다”고 설명했다. IHA케이블은 원자로 상부에 위치한 제어봉 구동장치에 전원을 공급하는 장치다.


우진은 안전등급 중 가장 높은 등급인 Q클래스의 IHA케이블과 관련해 이미 미국 기기검증(EQ) 업체인 NTS(National Technology system)에서 방사선 조사와 내진 검사 등을 포함한 EQ 테스트를 마쳤기 때문에 제품의 안정성에는 문제가 없다고 설명했다. 유 사장은 “신고리 3ㆍ4호기에 들어갈 부품에 대해 검사항목이 바뀌어 새한티이피에 EQ 테스트를 다시 의뢰했는데 이런 일이 난 것”이라며 “현재 한국기계연구원(KIMM)에서 방사선 조사와 내진 검사를 다시 진행 중이고 11월 중순에 결과가 나오기 때문에 그때 모든 오해가 풀릴 것”이라고 해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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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 사장은 원전부품의 안전성과 성능검사 전반에 큰 문제가 있는 것 아니냐는 우려에 대해 시스템보다 사람이 문제라고 답했다. 유 사장은 “우리나라는 원천적인 원전기술을 개발했던 것이 아니라 외국에서 만든 것을 보고 따라 하는 수준이었기 때문에 사람들을 안심시키기 위해 외국의 안전기준보다 높은 수준을 요구했다”면서 “검증 시스템 자체는 오히려 일본보다 훨씬 강화되고 안전하지만 일부 원전 관계자들이 문제를 일으킨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잘못을 저지른 관계자를 문책하는 것은 마땅하지만 원전 마피아라는 용어로 원전 관련 업체 종사자를 싸잡아 문제가 있는 사람으로 매도하는 것은 문제가 있다”고 덧붙였다.

우진은 이번 원전부품 시험성적서 위조 파문으로 한국수력원자력의 원전부품 발주 스케줄에 문제가 발생하지는 않을 것으로 보고 있다. 유 사장은 “새한티이피의 부실 검증으로 문제가 된 부품이 발견되면 교체를 해야 하기 때문에 오히려 부품 수요는 더 늘 수 있다”면서 “한수원에서는 우진이 원전 케이블을 최초로 국산화한 점, 그동안 문제가 발생하지 않았다는 점 때문에 우리 제품에 대한 신뢰가 있어 독점공급 계약이 흔들리지는 않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최근 우진은 정확한 발전용량을 측정할 수 있는 주급수 초음파 유량계를 개발했다. 현재 우진의 주력사업인 원전계측기, 철강용 자동화 설비 등과 함께 해외시장 진출을 확대할 계획이다. 유 사장은 “주급수 초음파 유량계는 현재 미국의 한 회사가 독점하고 있는 분야고 시장규모는 8,600억원에서 1조원가량 된다”며 “이 제품을 통해 발전용량을 정확히 측정하지 못해 발생하는 2~3%의 오차를 줄일 수 있기 때문에 한수원 등 해외에서도 수요가 많을 것으로 예상하고 한수원에서 1년 이상 시험사용 후 다음해부터 판매에 들어갈 수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그는 “장기적으로 주급수 초음파 유량계 시장의 절반 정도의 시장점유율을 확보할 것”이라고 포부를 밝히기도 했다.

올 초 원전 전문 정비업체인 우진엔텍을 인수하면서 원전 계측기 설비 개선에도 도움을 줄 것으로 예상된다. 유 사장은 “원자력 계측 분야에서 시너지를 낼 수 있는 업체들은 항상 살펴보고 있다”면서 “시장에서 큰 노력을 들이지 않고 사업성이 있는 것이라면 얼마든지 추가적으로 인수합병을 추진할 수 있다”고 말하기도 했다. 그는 올해 매출액은 지난해보다 다소 증가한 한 자릿수 성장을 예상했다.


강광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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