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니언 사외칼럼

[로터리/9월 22일] R&D의 새 조류, 오픈 이노베이션

‘프링글스’. 대형 마트나 24시간 운영하는 편의점에서 흔히 볼 수 있는 감자칩이다. 이 스낵은 글로벌 생활용품 업체인 P&G에서 생산하는 제품으로 다양한 형태로 출시되고 있다. 그중 하나가 감자칩 위에 글자를 새긴 신상품 ‘프링글스 프린트’인데 이 제품은 지난 2004년 북미시장에서 소위 말하는 ‘대박’을 터뜨렸다. 하지만 이 제품을 출시하는 데 커다란 난관이 있었다. 관건은 습기가 많은 고온의 감자칩 반죽 위에 정교한 그림이나 글자를 새겨야 한다는 기술적인 문제였다. P&G는 이를 해결하기 위해 문제점을 요약한 ‘기술요약서(technology brief)’를 작성해 글로벌 네트워크에 배포했으며 이탈리아 볼로냐의 한 대학교수가 운영하는 제과점이 이미 해당 기술을 응용한 케이크와 쿠키를 만들고 있다는 사실을 알아냈다. P&G는 이 제과점과 제휴해 ‘글자가 적힌 감자칩’을 상용화할 수 있었고 개발된 제품은 황금알을 낳았다. 이러한 결과는 우연히 일어난 것이 아니다. P&G가 2003년 기업전략으로 ‘오픈 이노베이션(Open Innovation)’을 채택해 외부의 기술과 아이디어를 회사 제품 개발로 연결하는 전략을 지속적으로 추진했기 때문에 가능한 것이었다. P&G의 혁신전략은 지속적인 성장을 유지하기 위해 먹거리를 찾고 있는 우리 기업들에 시사하는 바가 크다. 전통적으로 기업들은 자신들이 보유한 기술과 자원만을 바탕으로 제품을 개발하는 폐쇄형 기술혁신을 추구해왔다. 그러나 최근의 사업 환경은 빠르게 변화해 모든 것을 기업 혼자만의 기술과 능력으로 해결하려는 ‘NIH(Not Invented Here) 신드롬’을 더 이상 용납하지 않고 있다. P&G 사례에서 보듯 기업에 필요한 기술과 아이디어를 외부에서 조달해 새로운 제품이나 서비스를 만들어내려는 이른바 ‘오픈 이노베이션’은 하나의 거대한 조류를 형성해가고 있다. 이러한 새 조류에 부응해 오픈 이노베이션 시스템을 도입하는 기업은 글로벌 경쟁에서 살아남을 것이고 그렇지 못한 기업은 도태될 것이다. 따라서 지식경제 시대에 우리 기업들은 외부 기술과 아이디어ㆍ지식을 활용해 혁신을 이끌어내는 ‘오픈 이노베이션’의 주역이 돼야 할 뿐만 아니라 한걸음 더 나아가 이러한 새 조류가 정착될 수 있도록 개방형 기업 문화를 확산시켜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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