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적 전망 악화로 인해 이틀째 하락. 최대 반도체 업체인 인텔이 전날 예상을 웃도는 실적을 발표했으나 이날 루슨트 테크놀로지, 포드 등의 경고가 잇따르면서 실적 부진 우려를 자극.
국제 유가는 난방유 재고 등이 예상외로 늘어났다는 발표에 관련 선물이 큰 폭 하락. 서부텍사스산 중질유 8월 인도분은 배럴당 57센트 하락한 31.05달러를 기록. 유가는 전날 급락에서 벗어남. 금 8월물은 온스당 1달러 오른 343.20달러에 거래.
전문가들은 인텔의 실적 호전에도 불구하고 실적 전망이 기대 만큼 밝지 못하다고 지적. 메릴린치의 투자전략가인 리처드 번스타인은 순익 지표들이 취약하다며, 하반기 순익 개선 전망치가 너무 낙관적으로 보인다고 말함.
그린스펀 FRB 의장의 다소 부정적인 견해도 하락에 한 몫 했다는 분석. 그린스펀 의장은 이날 상원에서 "과도한 재정적자가 실업률을 낮출 정도의 왕성한 경제 성장을 제약할 것"이라고 지적. 그는 전날 감세안이 경제 회복에 기여할 것이라고 언급.
6월 소비자 물가지수는 예상대로 0.2% 상승한 것으로 발표. 이는 3개월 만의 상승이며, 디플레이션 위험이 가시고 있음을 시사.
FRB는 6월 산업생산이 0.1% 늘어나 2개월째 증가세를 기록했다고 발표. 가동률은 74.3%로 예상했던 수준. 기업재고는 5월 0.2% 감소. 전문가들은 전달과 같은 수준이 될 것으로 추산.
업종별로는 항공 운송 등을 제외하고는 대체로 부진. 네트워킹과 인터넷주들의 낙폭이 상대적으로 두드러짐. 필라델피아 반도체 지수는 0.57% 내린 399.58을 기록. 인텔은 2분기 순익이 배 증가하고, 총 마진이 크게 늘어날 것이라고 예상하면서 5% 급등. 경쟁업체인 AMD도 0.5% 오르고, 최대 장비업체인 어플라이드 머티리얼은 2.9% 상승.
그러나 마이크론 테크놀로지는 1.9%, 모토로라는 4.8% 하락. 모토로라는 분기 주당 순익이 예상치를 웃돌았으나 매출이 휴대폰 판매 부진으로 인해 10% 감소했다는 소식이 악재로 작용.
실적 부진 경고 업체들의 주가가 약세를 면치 못했음. 세계 2위의 자동차 업체인 포드는 개장 전 2분기 순익이 27% 감소하고, 판매도 7.4% 줄었다고 발표하면서 5.6% 하락.
루슨트 테크놀로지는 분기 손실이 예상보다 확대되고, 내년 9월까지 2004 회계연도에 흑자전환이 어려워 보인다고 경고하면서 12.5% 급락. 신용평가기관인 S&P는 루슨트를 부정적 관찰대상에 올려 놓았음.
최대 금융그룹인 씨티는 샌포드 와일 회장이 내년 1월 최고경영자(CEO)서 물러나 회장직만 유지하고, 찰스 프린스가 CEO를 맡는 경영진 개편 계획을 발표한 가운데 2.8% 하락. 이밖에 JP모간 체이스는 분기 순익이 78% 급증하며 예상치를 크게 웃돌았으나 하반기 실적이 부진해질 수 있다는 전망을 제시한 게 부담이 돼 2.8% 하락.
[대우증권 제공]
<김호정기자 gadgety@sed.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