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국제일반

서방 - 러 "끝까지 간다"

EU 추가제재에 러 협력중단 선언

러, 우크라 반군 군사지원 노골화

美는 미사일 배치정보 제공 검토

군사적 긴장도 더 고조될 듯

미국과 유럽연합(EU)이 말레이시아항공 여객기 피격 이후 우크라이나 사태와 관련해 러시아 대한 추가 제재에 나선 가운데 러시아가 이에 강하게 반발하며 보복조치까지 시사해 제재를 둘러싼 서방과 러시아 간 '치킨게임' 양상이 나타나고 있다. 또 우크라이나 동부 분리주의 반군에 대한 러시아군의 군사지원이 포착된 데 이어 미국도 우크라이나군과 미사일 정보 공유를 검토하는 것으로 알려져 군사적 긴장도 고조되고 있다.

러시아 외무부는 EU가 추가 제재 대상을 확대한 다음날인 26일(이하 현지시간) 성명을 내고 "EU가 미국의 '날조(fairytale)'에 동참했다"면서 EU와의 협력중단을 선언했다. 러시아 외무부는 "EU와 미국의 이번 제재는 러시아와 국제ㆍ지역 안보에 관한 협력을 중단하겠다는 것"이라며 "EU는 아프가니스탄·중동·북아프리카 사태 등 국제적 안보상황 악화에 대해 모든 책임을 지게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이어 "제재라는 무책임한 행동이 정치 혹은 경제적으로 어떤 결과를 야기할지 이해하고 있느냐"면서 보복조치도 암시했다. 미국에 대해서도 "버락 오바마 행정부는 우크라이나 사태와 관련된 일련의 사건에 일부 책임이 있다"며 "미국은 우크라이나가 친러 분리주의 세력을 탄압하도록 부추기고 있다"고 비난했다.


러시아군의 우크라이나 동부 분리주의 반군에 대한 개입도 더욱 노골화되고 있다. 스티브 워런 미 국방부 대변인은 25일 "러시아군이 반군에 전달할 목적으로 대구경 다중발사 로켓을 우크라이나 국경 근처로 옮기는 모습이 포착됐다"고 밝혔다. 또 미국과 우크라이나 정부 관계자들은 러시아가 반군에게 고성능 토네이도 로켓 발사장치 등 강력한 무기를 전달하기 위해 준비하고 있고 탱크 등 중화기들도 우크라이나 국경지대에 증강 배치됐다면서 "러시아가 반군 지원 차원을 넘어 직접 개입하려 한다"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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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욕타임스(NYT)는 "이러한 러시아의 움직임은 말레이시아 여객기 피격으로 인한 희생에도 경제적 이유로 개입을 주저하던 유럽 국가들을 자극해 이 지역의 갈등이 더 위험한 상황으로 치달을 수 있다"고 우려했다.

우크라이나 정부에 대한 지원을 고민 중인 미국도 개입 강도를 점점 높이고 있다. 미 국방부와 정보당국은 우크라이나에 동부 분리주의 반군이 보유한 지대공미사일의 실시간 배치 정보를 제공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고 NYT가 미국 고위관리들을 인용해 보도했다. 미군의 한 관계자는 "이는 매우 쉽게 행할 수 있고 효과도 좋을 것으로 생각한다"고 말했다.

러시아에 대한 서방의 추가 경제제재에도 속도가 붙을 것으로 전망된다. 워싱턴의 한 외교소식통은 "가스프롬 등 러시아가 가장 중시하는 국영 에너지 기업들을 상대로 초고강도의 제재조치를 취할 가능성이 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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