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화제의 기업] 엑큐리스

중견 인쇄회로기판(PCB) 전문업체인 엑큐리스(대표 김경희ㆍ사진)는 움추리기 마련인 불황기에 오히려 대규모 투자를 결행, 강력한 성장동력을 확보했다. 이 회사는 최근 자본금 85억원의 두배가 넘는 178억원의 시설투자를 한 뒤 주문이 쇄도해 월 매출이 두배로 껑충 뛰었다. 특히 새 설비는 이전 제품보다 부가가치가 월등히 높은 신제품을 생산, 업계의 부러움을 사고 있다. 지난해 말 김경희 사장은 임원들의 반대에도 불구, 50~75미크론(1미크론은 1미터의 백만분의1)의 초미세 회로를 생산하는 빌드업 공장을 준공키로 결심했다. 이에 따라 총 투자금액 178억원 중 절반은 사내 유보자금으로, 나머지 돈은 차입해 지난 7월 월 5000㎡(8층 다층회로기 판 기준)의 휴대폰용 빌드업기판 전용 생산라인을 구축했다. 이 같은 김 사장의 결단은 적중했다. 신공장 빌드업 PCB 라인이 가동에 들어가자 고부가가치 제품 주문이 밀려들어온 것. 일감이 밀려 지난 추석 연휴 때도 전 직원이 출근해 공장을 가동했을 정도다. 금상첨화로 주고객인 LG전자가 구미공장 고화질 평판드스플레이(PDP) 제2라인을 준공, 고가 PCB 수요가 2~3배로 늘었다. 여기다 신공장 가동 소식을 듣고 일본을 비롯한 외국 바이어까지 가세해 가격협상을 진행중이다. 밀려드는 주문으로 엑큐리스는 3분기에는 전분기보다 두 배 가까운 매출을 올릴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올해는 매출이 10% 이상 늘어나고 흑자전환도 가능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김경희 사장은 “지난 7월 중순 신공장 가동으로 PDP와 추박막 액정디스플레이(TFT-LCD), 레코더ㆍCD-RWㆍ차량용 오디오ㆍ네비게이션용 고다층 PCB와 휴대폰용 빌드업 등 고부가가치 제품 생산이 가능해졌다”며 “기존 공장은 다품종 소량생산 방식으로 전환해 전보다 부가가치를 높였다”고 밝혔다. 김 사장이 수십여일 동안 밤잠을 설치며 대규모 설비투자를 고심한 이유는 단 하나. 김 사장은 “일본의 고급 PCB와 중국과 대만산 저가품의 공세로 국내 PCB업계는 진퇴양난의 위기에 빠졌다”며 “이를 타개할 수 있는 길은 오직 고부가가치 제품으로 전환하는 것 뿐”이라고 강조했다. <반월공단(안산)=이규진기자 sky@se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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