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산업일반

中企 '긴 추석 연휴' 대책 분주

반도체·LCD장비업체 영업호조로 연휴 반납<br>일부 PCB업체는 경기나빠 공장가동에 부담<br>대기업 협력업체선 고객사 휴무일정에 촉각<br>"쉴때는 쉬자" 미리 재고비축 나선 업체들도


올 추석 연휴가 기업별 여건에 따라 일주일 넘게 이어질 수 있을 것으로 보이면서 중소 기업들이 대응책 마련에 분주하다. 연휴 전후가 성수기인 분야나 업종호황 등으로 오더가 많은 기업들의 경우 휴일을 반납하면서 까지 업무에 몰두하는 하는 경우가 있는가 하면 업종 특성상 공장을 가동해야 하지만 가뜩이나 어려운 상황에서 연휴 근무 수당 등 늘어나는 비용 부담으로 상여금 지급도 어려워 이래저래 고통을 느끼는 업체들도 적잖은 실정이다. 특히 몇몇 기업들은 어수선한 연휴분위기가 길어지면 영업부진, 생산성 하락 현상이 더 심화될 것을 우려 노심초사하는 모습이다. 한편에서는 직원들의 사기 진작을 위해 연휴는 확실히 쉰다는 업체도 눈에 띠게 늘었다. ◇"바쁘다 바빠"연휴 반납= 반도체ㆍLCD장비업체인 주성엔지니어링과 광기능성 시트 업체인 하이쎌은 영업호조로 연휴는 엄두를 못내는 상황이다. 황철주 사장은 "올 3ㆍ4분기 수주가 반도체 증착 장비 등 반도체 장비의 수주 증가로 공장 가동은 필수"라며 "다만 생산직 직원의 사기 저하를 막기 위해 수당ㆍ대체 휴가 등으로 보상할 생각"이라고 전했다. 인쇄회로기판업체(PCB)들도 분주한 연휴를 맞을 전망이다. 경기도 안산의 코리아써키트의 경우 10월 한달간 처리해야할 수주 규모는 상반기 월평균보다 20~30%많은 200억원 수준. 절대 규모만 보면 지난해 이맘 때보다 늘었지만, 연휴 기분을 내긴 어렵다. 회사 관계자는 "업황이 호전돼 관리직이라 해도 2~3일 정도만 쉴 것"이라면서도 "3분기 영업이 상반기에 비해 나아졌지만, 지난해대비 체감 경기는 못하다"고 말했다. 다른 PCB업체 관계자 역시 "공장은 가동할 예정이지만, 경기 부진으로 이익 내기가 버겁다"며 "지난해 추석때는 경기가 좋아 연휴기간 일하는 직원들에게 회사 차원에서 인센티브를 약속하기도 했었는데,,,"라며 말꼬리를 흐렸다. 홈쇼핑을 통해 황토팩ㆍ비누 등으로 구성한 '오색황토' 선물세트를 공급하는 송학은 전직원 24시간 대기 근무체계를 가동한다. 성수기인 만큼 직원들이 연휴를 반납하고서라도 대목을 잡겠다는 분위기다. 점토벽돌업체인 공간세라믹과 전자재료업체인 휘닉스피디이 등도 업종 특성상 공장을 계속 돌린다. 조백일 공간세라믹 사장은 "생산량이 9~10월에 많아 공장이 쉴 틈이 없다"면서 "특히 벽돌생산을 위해 필수적인 불가마의 불이 한시라도 꺼지면 안 된는 만큼 교대근무로 대응할 생각"이라고 말했다. ◇걱정이 앞서는 연휴= 지난 4~5월 인천과 안산공장을 안성으로 옮긴 PCB업체인 A사 이모 사장은 추석이 못내 원망스럽다. 추석 연휴 당일만 쉬고 3조2교대로 공장을 돌릴 예정이지만 공장 가동률이 평소의 20%이상 떨어질 수밖에 없는데다, 초과 근무 수당까지 지급해야 하는 상황이 마뜩잖은 것. 이 사장은 "이제 좀 PCB 경기가 살아나나 싶은데 추석 연휴가 훼방꾼 같이 느껴질 정도"라며 "상반기 부진을 만회하기도 바쁜데 비용부담은 말할 것도 없고, 괜시리 직원들 근무 분위기마저 흐트려질까봐 고민"이라고 속내를 내비쳤다. 특히 올해 공장 이전으로 들어간 비용이 만만치 않았던 데다, 지난해 이후 150억원 이상 설비를 투자한 터에 맞는 연휴라 더 부담스러운 입장이다. 경영진뿐만 아니라 직원들의 사기도 저하되긴 마찬가지. 이 회사 관리부 관계자는 "지난해에는 당초 목표로 했던 실적을 넘기면서 명절 때 상여금을 챙겼었는데 올해는 꿈도 못꾼다"며 "일하면서도 맥이 풀리는 느낌"이라고 전했다. ◇부품업체, 고객사와 일정 맞춰= 부품업체 등 대기업 협력업체들은 고객사의 연휴 일정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완성차 부품업체, 하이테크 고무소재업체인 동아화성, 카메라폰모듈업체인 디오스텍 등이 이런 사례에 속한다. 플러그 등을 현대차에 납품하는 우진공업의 경우 공식적인 연휴 일정(10월4~9일)만 정해졌을 뿐 공장 가동 여부 등은 모두 현대차의 연휴 일정이 정해지는 9월말경에나 결정될 예정이다. 쌍용차 협력업체인 대경전장 관계자는 "올해 쌍용차의 파업이 장기화됐었기 때문에 연휴 기간 작업을 하게 될 경우도 대비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 회사는 직원들의 사기를 감안해 지난해와 같은 수준으로 명절 보너스를 지급할 계획이다. 동아화성 역시 완성차업체와 가전업체, 디오스텍은 카메라 모듈 업체들의 연휴일정에 맞춰 스케줄을 조정할 예정이다. ◇일할 때는 일하고, 쉴 때는 쉰다= 연휴 기간 제대로 쉬는 업체들도 꽤 있다. 쿠쿠홈시스의 경우 연휴에다 결혼시즌이 겹치면서 유통점들의 공급요청이 밀려들고 있지만 연휴 전 특근 등으로 납기준수에는 무리가 없다는 입장이다. 노루페인트도 연휴 기간(10월4~8일) 공급 예정인 도료 등은 대부분 추석 이후 공급할 계획이다. 회사 관계자는 "60여년 동안 업력을 이어온 만큼 연휴가 길다고 해서 생산에 특별히 문제가 생기지 않게 운영할 수 있는 노하우가 있다"고 강조했다. 잉크테크는 주말근무, 야근 등을 통해 연휴 전까지 출하 예정된 모든 제품의 생산을 마무리하고, 3일부터 6일간 휴무에 들어갈 예정이다. 전자정보재료업체인 이녹스는 4개 연성회로기판 라인가운데 1개 라인만 돌릴 예정이다. 박정진 상무는 "지난해는 추석 당일만 빼고 공장을 돌렸지만, 올해는 재고도 비축했고, 캐파 증설에 비해 물량도 크게 늘지 않아 가동률이 떨어질 것"이라고 말했다. 이 회사는 올해 성과급없이 보너스만 줄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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