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니언 사내칼럼

[기자의 눈] 재난 대처 소홀한 '吳세이돈'

[기자의 눈] 재난 대처 소홀한 '吳세이돈' 부동산부=안길수기자 coolass@sed.co.kr '오세이돈 어드벤처ㆍ강남지역 무상급수(水)ㆍ디자인서울 베네치아 따라잡기.' 폭우가 쏟아진 지난 27일 트위터와 인터넷을 뜨겁게 달군 인기 검색어 목록이다. 장대비로 서울시가 온종일 물에 잠긴 가운데 시민들은 오세훈 서울시장의 무능을 비판하면서 차마 웃지 못할 풍자들을 잇달아 쏟아냈다. 오 시장을 ' 바다의 신(神)' 포세이돈에 빗대는가 하면 무상급식 주민투표를 패러디한 대목에 이르기까지 시민들의 여론은 차갑기만 했다. 아무리 100년 만에 찾아온 전대미문(前代未聞)의 재난이라 해도 시민들은 오 시장의 무능한 행정에 분노를 감추지 못하고 있다. 지난해 7월 간신히 연임에 성공한 그는 서울시를 한 단계 업그레이드하겠다고 단언했지만 정작 재임 1년 동안 두 차례나 수마(水魔)에 잠기는 치욕을 당했다. 지난해 추석에도 기록적인 폭우로 수재(水災)가 발생했는데도 그 이후에도 재해 방지에는 턱없이 소홀했다는 게 전문가들의 한결같은 지적이다. 실제로 한 환경운동단체는 오 시장이 재임한 지난 5년 동안 서울시의 수해 방지 예산은 매년 감소했다고 주장했다. 또한 수많은 환경단체들은 서울시를 상대로 오래된 배수로만으로는 최근의 기후변화에 따른 폭우와 폭설에 대처할 수 없다고 충고했지만 번번히 묵살됐다고 항변했다. 천정배 민주당 의원은 "서울을 베네치아 물길처럼 조성하겠다는 오 시장의 프로젝트는 결국 수해를 통해 입증됐다"고 꼬집기도 했다. 서울시는 유래없는 폭우를 사람의 힘으로 어떻게 막을 수 있겠냐며 억울하다는 입장이다. 인재(人災)가 아닌 천재(天災) 라는 주장이다. 과연 그런지 반문하고 싶다. 서울시 측에 재난 방재 시스템이 부족하다는 전문가들의 의견이 적지 않았는데도 오 시장과 참모들은 이를 간과한 것으로 생각된다. 실제로 재선 이후 오 시장이 가장 역점을 두고 추진한 문제는 무상급식 주민투표였기 때문이다. 28일 오후 서울시는 도시안전본부장과 대변인 등이 참석해 긴급 기자회견을 열어 수해복구 추진상황과 향후 대책을 발표했다. 하지만 A4지 12장 분량의 대책 방안에는 근본적인 대책이 하나도 담겨있지 않아 이마저도 임시방편에 불과했다. 수해로 그렇게 당하고도 여전히 정신을 차리지 못한 모습이다. 오 시장이 무상급식이라는 정치적 소용돌이에 빠져 허우적대는 동안 시민들은 급류에 휩쓸려 소중한 생명과 재산을 잃었다. 지금도 늦지 않았다. 오 시장이 '오세이돈'이라는 별명에서 벗어나고자 한다면 하루빨리 근본적이고 체계적인 재해 예방 대책을 내놓아야 한다. 최악의 '물폭탄' 사태… 어쩌다 이지경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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