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사회일반

"킬러 '곤', 연기인생서 가장 어둡고 강한 캐릭터"

4일 개봉 '우는 남자'로 돌아온 배우 장동건<br>"슬럼프 극복하려 선택한 작품"


데뷔와 함께 청춘스타로 떠올랐다. 22년을 잘생기고 잘나가는 인기배우로 살았다. 그런데 어느 순간 뭔지 모를 내면의 고민이 느껴졌다. 몇 년째 이어진 슬럼프의 시작이었다. 탈출구를 찾지 못한 채 끙끙 앓던 어느 날, 마음을 흔드는 한 작품이 찾아왔다. 갈등에 빠진 킬러 곤의 이야기, 영화 '우는 남자'를 만난 것이다.

2일 서울 삼청동의 한 카페에서 만난 배우 장동건(사진)은 "최근 몇 년간 원인 모를 슬럼프에 빠져 있었다"고 털어놓은 뒤 "우는 남자는 평소 좋아하던 느와르 장르인데다 이정범 감독에 대한 믿음이 있었지만 내 스스로 슬럼프를 벗어나자는 마음에서 시작한 작품"이라고 설명했다.


자가진단의 결과 슬럼프의 원인은 매너리즘이었다. "20~30대에는 뒤늦게 학교에 다니며 연기도 공부하고 여러 감독님들의 작품세계를 분석하며 장르별로 다양한 시도도 했어요. 그런데 몇 년 전부터 스스로 달라진 것 같아요. 제가 끌리는 작품이 아닌 저에게 어울리는 작품을 더 선호하게 되고." 주변 사람들이 모두 본인만 보고 있다는 생각에 '내게 끌리는 작품'만 고집할 수도 없었다. '하고 싶다'는 생각보다는 '해도 되나' 하는 부담에 고사한 작품이 늘어났다. "지금은 끌리면서 내가 할 수 있는 작품을 하겠다는 생각이 커요. 이런 생각을 하던 시점에 만난 작품이 우는 남자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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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동건은 이번 영화에서 엄마에게 버려진 뒤 미국에서 자란 냉혈한 킬러 '곤'을 연기했다. 실수로 어린 소녀를 죽인 뒤 괴로워하던 곤은 소녀의 엄마 모경(김민희)까지 죽이라는 마지막 지령을 받고 갈등에 빠진다. 그는 "개인적으로 미련이 남지 않는 연기를 하고 싶었다"며 "그동안 해온 어둡고 강한 캐릭터의 결정판을 보여주자는 마음이었다"고 고백했다.

곤이라는 캐릭터를 표현하는 것은 여러모로 고통스러운 작업이었다. 스타일리시한 액션이 아닌 감정이 담긴 액션을 위해 2개월분의 훈련을 고스란히 버리기도 했다. "이 감독이 '액션에도 감정을 담고 싶다'며 '액션 장면에도 동건씨 얼굴만 찍을 거고 멋지게 찍어줄 생각도 없다'고 처음부터 못을 박더군요. 이 영화는 곤 자기 자신과의 싸움이자 반성에 대한 이야기로 처절하게 몸과 몸이 부딪혀야 한다고." 실제로 영화에서 곤이 자기 감정을 대사로 내뱉는 장면은 거의 없다. 상대역인 모경과의 대화도 대부분 무전기를 통해 상황을 전달하는 수준이다. 오로지 곤의 감정과 액션만으로 캐릭터의 내면과 이야기를 전개해나가야 했던 것이다. 이 때문에 영화 시사회 이후 일각에서는 '이야기 전개의 설득력이 떨어진다'는 지적도 나왔다. "시나리오상으로 좀 더 명확했는데 편집과정에서 빠지거나 순서가 바뀐 부분이 있어요. 그래도 이 영화의 목적인 '액션 느와르'라는 기능에 있어 부족함은 없는 것 같아요."

우는 남자는 장동건에게 슬럼프 탈출구가 됐을까.

"다행히 전 슬럼프라는 것을 빨리 인지했어요. 우는 남자를 통해 거기서 벗어나려는 노력도 많이 했고요. 지금은…그 안에서 빠져나오고 있는 중인 것 같아요." 배우 장동건과 킬러 곤, 이들의 치열한 고뇌가 담긴 영화 '우는 남자'는 4일 개봉한다. 청소년 관람불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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