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상장지수펀드(ETF) 시장이 양적성장에도 불구하고 일부 종목에만 거래가 집중되는 현상이 심화하고 있어 질적개선이 시급한 것으로 나타났다.
12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지난해 국내 ETF 시장의 순자산총액은 19조 4,217억원으로 전년 대비 32.0%나 증가했다.
일평균거래대금도 7,925억원으로 전년 5,442억원 보다 45.6%나 늘었고, 지난해 총 16개 종목이 새로 상장해 상장종목 수는 146개로 증가하는 등 양적으로는 꾸준히 성장했다.
하지만 이 같은 외형 성장에 가려진 질적문제는 심각한 수준이다. 가장 대표적인 문제는 특정 종목에 대한 쏠림 현상. 실제 삼성자산운용이 운용하는 코덱스200(일평균거래대금 1,916억원), 코덱스인버스(1,597억원), 코덱스레버리지(3,152억원) 등 3개 상품의 지난해 일평균거래대금이 전체 ETF 거래대금의 84.1%나 차지했다. 삼성자산운용의 상품들을 비롯해 미래에셋자산운용의 타이거200(343억원), 우리자산운용의 코세프 단기자금(302억원), 타이거레버리지(89억원), 한국투자운용의 킨덱스200(85억원) 등 단 7개 종목만 일평균거래대금이 1%를 넘었으며 이들이 차지하는 비중이 무려 94.4%에 달한다.
운용사별 쏠림 현상도 심각하다. 삼성자산운용이 상장한 전체 30종목의 일평균거래대금은 6,802억원으로 전체 시장의 85.8%를 차지했다.
일부 자산운용사의 일부 종목에 편중되는 현상이 심각하다 보니 시장이 왜곡되고 있다. 자산운용업계 한 관계자는 "지난해 10월 미래에셋자산운용의 타이거 철강소재 ETF처럼 기초자산은 오르는데 ETF의 가격은 오히려 떨어졌던 것도 이 때문"이라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