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간소비의 침체가 계속되면서 화폐발행액이 2년째 마이너스 행진을 이어간 것으로 집계됐다.
20일 한국은행이 발표한 ‘2004년 중 화폐수급 동향’에 따르면 지난해 화폐발행액은 29조909억원으로 전년 대비 2.0% 줄었다. 이에 따라 지난 2003년에도 화폐발행액이 8.8% 감소한 바 있어 2년째 화폐공급 규모가 줄었다.
화폐환수액 역시 2003년 4.3% 감소한 데 이어 지난해는 28조6,995억원으로 2.2% 줄었다. 이처럼 시중에 공급되는 화폐와 회수되는 화폐 물량이 2년 연속 감소한 것은 경기불황이 계속되면서 소비주체들의 씀씀이가 위축되고 있는 데 따른 것으로 풀이된다.
화폐발행액과 환수액이 계속 감소하는 가운데 지난해 말 현재 화폐발행잔액은 24조8,823억원으로 전년 말에 비해 1.6% 늘었다. 화폐발행잔액 증가율은 2002년 8.2%였으나 2003년 1.3%에 그친 데 이어 지난해도 1.6%를 나타내 2년째 거의 답보상태를 보이고 있다.
한편 지난해 손상된 은행권의 폐기금액은 6조5,597억원으로 전년 대비 10.1% 늘었으며 장수로는 10억6,190만장으로 12.3%의 증가율을 보였다.
연중 폐기된 은행권은 무게로 1,130톤으로 5톤 트럭 226대분에 해당한다. 이를 길이로 따지면 16만6,517㎞로 경부고속도로 서울~부산간을 195회 왕복할 수 있는 거리다. 폐기 은행권을 쌓아놓았을 경우 높이는 11만1,510ｍ로 에베레스트산의 13배에 달한다.
은행권 종류별로는 1만원권이 5조8,119억원 폐기돼 전체 폐기화폐의 88.5%, 장수기준으로는 54.7%를 차지했다. 연중 폐기된 은행권을 제조비용으로 따지면 700억원 정도라고 한은은 밝혔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