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국제일반

부동산 금융시장 올스톱 위기

프로젝트파이낸싱ㆍABS 발행 사실상 중단<br>건설업계 유동성위기 대비 회사채발행 늘어

건설ㆍ부동산시장 전망이 한치 앞을 예측하기 힘든 상황이 전개되면서 제1 금융권의 프로젝트파이낸싱(PF) 등 부동산 금융시장도 사실상 올 스톱 현상을 보이고 있다. 중도금 대출 등 은행계정을 통한 부동산 대출은 꾸준히 증가하고 있지만 신탁계정을 통한 프로젝트파이낸싱은 개점휴업 상태에 들어선 것이다. 30일 은행 등 관련업계에 따르면 최근 제1 금융권의 신규 프로젝트파이낸싱은 거의 이뤄지지 않고 있다. 또 앞으로 들어올 분양대금을 담보로 한 자산담보부증권(ABS) 발행도 사실상 중단된 상태다. 은행에서 리스크 관리를 대폭 강화하고 있는데다 시장침체로 시공사들 역시 지급 보증을 꺼려하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입주율마저 계속 하향 곡선을 그리고 있는 것도 설상가상의 요인이 되고 있다. 이런 가운데 일시적인 자금 미스매칭(유동성 위기)에 대비, 회사채를 발행해 운용자금을 미리 확보하려는 건설업체들도 늘고 있다. ◇제도권 금융시장 얼어붙어= 이병철 다올부동산신탁 사장은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 대출이 제1 금융권에서 저축은행과 상호신용금고 등으로 몰리고 있다”며 “이것만 봐도 제도권의 부동산 금융시장이 얼어붙었다는 반증”이라고 말했다. 저축은행과 상호신용금고의 경우 조달금리가 일반은행보다 평균 3%포인트 높다. 아울러 대출기간도 단기이다 보니 예전에는 건설업체들이 거의 이용하지 않았다. 시장여건이 이처럼 변한 것은 제1 금융권의 프로젝트파이낸싱이 개점휴업 상태이기 때문. 이재우 우리은행 부장은 “분양대금이 들어온다는 보장이 없는데 대출을 해주는 은행이나, 지급보증을 서는 시공사나 프로젝트파이낸싱을 할 수 있겠느냐”며 “프로젝트파이낸싱은 사실상 올 스톱 됐다”고 시장상황을 전했다. 제도권 프로젝트파이낸싱 중에서는 부동산펀드(발행잔액 5,000억여원)만 어느 정도 이뤄질 뿐이다. 국민ㆍ우리ㆍ조흥ㆍ외환ㆍ하나은행 등 5개 시중은행의 올 3ㆍ4분기 부동산 대출 규모는 7,305억원으로 전 분기보다 2,000억원 가량 증가했다. 그러나 이는 중도금 등 은행계정 대출 증가와 1~2건의 대형 프로젝트 수주 때문인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미스매칭 대비, 자금확보 러시= 신용등급이 좋은 1군 건설업체들을 중심으로 회사채를 발행, 향후 운영자금 확보에 나서는 움직임이 본격화되고 있다. 실제 최근 A건설사는 600억원, B건설사는 500억원의 회사채 발행 신고서를 관계당국에 접수시켰다. 바닥을 모르고 떨어지는 입주율 때문에 잔금이 납입되지 않아 발생할 수 있는 일시적 자금부족을 대비하기 위해서다. 콜금리 인하 등 회사채 발행시장 여건이 그 어느 때보다 좋은 것도 미래 운영자금 확보에 나서게 하는 요인이다. A사의 한 관계자는 “돈이 없기보다는 잔금이 들어오지 않고 부동산 시장이 혼돈상태에 빠져들다 보니 더 많은 돈을 비축하기 위해 회사채를 발행하게 됐다”고 배경을 설명했다. 회사채를 장기저리로 발행할 수 있는 신용등급이 좋은 대형 건설업체는 사정이 조금 나은 편이다. 자금조달이 어려운 건설업체는 추운 겨울나기가 불가피한 상황이다.

관련기사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더보기
더보기





top버튼
팝업창 닫기
글자크기 설정
팝업창 닫기
공유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