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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제네론, 美서 아일리아시밀러 차단 실패…K시밀러 진출 빨라지나

美법원, 암젠 상대 '판매 금지' 기각

삼성에피스, 셀트리온 등도 소송 중

알테오젠은 2027년 이후 진출 고려





리제네론이 미국에서 황반변성 치료제 ‘아일리아’의 바이오시밀러 출시를 막는데 처음으로 실패했다. 아일리아는 연 12조 이상의 매출을 달성한 블록버스터 의약품이다. 국내 업체들이 개발한 아일리아 바이오시밀러 진출도 앞당겨질지 주목된다.



26일 제약·바이오업계에 따르면 미국 웨스트버지니아 북부지방법원 토마스 클리 판사는 리제네론이 암젠의 아일리아 바이오시밀러 ‘파블루’ 출시를 막아달라는 가처분 소송을 기각했다. 리제네론은 즉각 항소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승소한 암젠은 “적절한 시기에 파블루를 출시할 것”이라고 전했다. 암젠은 지난달 미국 식품의약국(FDA)에서 파블루의 품목 허가를 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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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일리아는 지난해 글로벌 매출만 93억 6000만 달러(약 12조 4815억 원)을 기록한 블록버스터 의약품이다. 미국 시장에서만 지난해 60억 달러(약 8조 16억 원)의 매출을 올렸다. 황반변성은 황반의 노화 등으로 시력에 장애가 생기는 질환이다. 심할 경우 실명까지 유발할 수 있어 아일리아 같은 바이오의약품이 각광 받는다. 리제네론 전체 매출의 70% 이상을 아일리아가 담당한다.

아일리아 바이오시밀러가 미국에서 판매 금지 가처분을 피한 건 이번이 처음이다. 리제네론 측은 경쟁제품인 바이오시밀러 출시를 늦추기 위해 판매금지 가처분 소송과 특허 소송을 꾸준하게 제기해왔다. 암젠 외에도 인도계 제약사인 마일란, 바이오콘과 국내 업체 셀트리온, 삼성바이오에피스 등을 상대로 소송을 진행 중이며 FDA 인허가를 마친 삼성바이오에피스, 마일란, 바이오콘 모두 출시 금지 명령을 받은 바 있다.

암젠이 리제네론을 상대로 가처분 소송에서 승소하며 업계는 국내 업체들의 미국 시장 진출 시기가 당겨질지 주목하고 있다. 삼성바이오에피스는 가처분 결과에 불복해 항소심을 이어가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리제네론 측은 이번 결정에 대해 “암젠에만 적용되며 다른 제조업체에는 적용되지 않는다”고 선을 그었다. 현재 FDA 인허가 절차가 진행 중인 셀트리온은 리제네론 측과 특허 무효 소송을 이어가고 있다. 아일리아 시밀러를 개발한 알테오젠은 우선 유럽 등에서 인허가를 진행하고 미국은 리제네론의 제형 특허가 만료되는 2027년 이후에 진출하는 방안을 고려하고 있다.

출시 금지 명령이 해제돼도 곧바로 제품 출시로 이어질지는 미지수다. 항소심에서 이겨도 상고심에서 뒤집히거나 특허소송에서 패소할 경우 자칫 손해배상으로 이어질 수 있기 때문이다. 다만 업계에서는 2026년까지 아일리아 바이오시밀러가 없을시 리제네론 측도 인플레이션 감축법에 따라 약가를 인하해야하는 만큼 시밀러 진출을 허용할 수 있다는 의견도 나온다. 인도 바이오콘은 가처분 결정 이후 리제네론과 합의를 통해 내년부터 캐나다 지역에서 제품을 판매하기로 한 상태다.


한민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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