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험약품 `최저실거래가제`가 제약사의 영업활동을 지나치게 위축시키고 있다. 특히 당국은 일부 보완해야 할 문제점이 드러나고 있는데도 불구하고 대책마련에는 미온적 입장이어서 업계의 반발을 부르고 있다.
보험약품 최저실저래가제는 정부가 지난해 9월부터 1년간 한시적으로 도입해 시행하고 있는 일종의 의약품 가격통제 시스템. 특정 의약품 100개 중 99개를 1,000원에 팔고 1개를 500원에 팔다 적발될 경우 해당 약품을 500원으로 강제로 인하 시킨다.
건강보험 재정안정을 위해 도입한 이 제도는 환자나 건강보험공단 입장에서는 약가 인하와 건강보험 재정절감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 그러나 업계는 관련제도가 거래수량 등을 감안해 평균값을 구하는 최소한의 보편타당성마저 결여됐다고 비판하고 있다.
제약협회(회장 김정수) 관계자는 26일 “보험의약품 가격을 실거래가 중 가장 낮게 거래된 가격으로 인하하는 조치가 지속적으로 시행된다면 국내 제약사는 존립기반을 잃을 것”이라면서 “우리와 가장 유사한 의약품 보험제를 시행하는 일본도 가중 평균가에 의한 약가 사후관리제를 시행하고 있다”고 말했다.
제약업계가 관련제도를 도입하기 전부터 줄곧 보완책 마련을 촉구하고 있는 것은 업계의 생존문제가 달려 있는데다가 무엇보다 제도자체가 안고 있는 모순점도 적지 않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예를 들면 정부가 최저실거래가제를 기준으로 약가를 인하할 경우 사후관리 대상을 제약사가 요양기관에 직접 납품한 물량으로 하는 것이 당연한 이치지만 당국은 의약품 도매상의 일방적인 저가납품 공세에 대한 책임까지 고스란히 제약사가 지게 하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는 도매상이 제약사의 의지와는 무관하게 현금유동성 확보나 도매상 사이의 출혈경쟁으로 저가판매를 하다 적발된 경우에도 약가를 낮춰 제약사가 피해를 당할 수 밖에 없다. 특히 `100병상 이상의 종합병원에 의약품을 납품할 경우 반드시 도매상을 통해야 한다`는 법규가 살아있다는 점을 감안하면 관련제도는 업계를 지나치게 규제하고 있다는 것이 제약업계의 공통된 입장이다.
제약업계 관계자는 “보험재정을 절감해야 한다는 원칙론에는 공감하지만 미비점은 하루빨리 보완해야 하는 것이 아니냐”면서 “약가를 인하할 경우 요양기관에 대해서도 부당 이익분에 대한 환수 등 형평에 맞는 조치도 따라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런 가운데 판매가격과 수량을 고려한 가중 평균치로 변경해 적용하는 방안이 또 다른 대안으로 제시되고 있다.
<박상영기자 sane@sed.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