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경제·금융일반

[레드오션에 빠진 금융권] (3)소비자에 피해주는 보험경쟁

웃돈 주고 계약 사오기서 '리베이트'제공까지 과열경쟁 위험수위 넘어<br>손보, 사업비 과다책정에 매년 自保料껑충<br>생보, 변액보험 손실위험 외면…판매 열중<br>업계 자정 노력속 금융당국 대책마련 시급


보험업계의 과열경쟁은 이미 ‘위험수위’를 넘어섰다. 자동차보험시장을 놓고 손해보험업계의 해묵은 경쟁은 물론이고 생명보험업계의 변액보험 판매경쟁도 과열양상을 띠고 있다. 보험사간 과당경쟁은 결국 계약자의 피해로 돌아가게 된다. 일부 경쟁력 없는 손보사는 퇴출이 불가피하고 그 피해가 소비자에게 돌아가기 때문에 업계의 자제는 물론 금융당국의 대책이 시급하다. 지난해 말부터 국내 손보사들은 자동차보험료 할인경쟁에 나섰다. 30세 이상, 48세 이상 등 다양한 특약을 만들어 보험료를 깎아주는 한편 음주나 뺑소니 사고자에 대한 특별할증요율도 인하해 보험료를 떨어뜨렸다. 손보사들은 계약자에게 일종의 ‘리베이트’를 제공하거나 대형 대리점에 웃돈을 주고 자동차보험 계약을 사오는 과거의 편법영업에까지 손을 댔다. 이런 과열양상은 표면적으로는 계약자에게는 혜택으로 비쳐질 수 있지만 결국에는 피해로 돌아간다. 무리한 영업은 반드시 사업비 과다 지출로 이어지고 결국에는 소비자 부담이 된다. 금융감독원의 한 관계자는 “자동차보험 사업비를 예정보다 많이 쓴 손보사는 초과분을 단계별로 보험료에 반영하도록 했다”며 “사업비를 많이 쓰는 손보사의 자동차보험료는 계속 비싸질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와 함께 일각에서는 최근의 과열경쟁이 손보업계의 구조조정을 촉발시킬 수 있다는 지적이다. 실제로 대형사들의 순위경쟁 탓에 중소형사들의 입지는 더욱 좁아지고 있다. 지난 2004회계연도(2004.4~2005.3)에 신동아ㆍ대한ㆍ쌍용ㆍ대한ㆍ제일화재 등 하위 5사의 자동차보험 시장점유율은 18% 안팎으로 전년에 비해 1.5%포인트 떨어졌다. 자동차보험시장 외에 장기ㆍ일반보험 역시 하위사들은 틈새시장을 공략하고 있지만 수익기반을 탄탄히 하는 데 적지않은 어려움을 겪고 있다. 이영두 그린화재 회장은 “중소형사들이 현재 규모로는 생존하기 어려운 만큼 합병을 통해 규모를 키워야 한다”고 밝혔으며 실제로 최근 쌍용화재 인수를 추진하기도 했다. 그러나 회사간 경쟁으로 일부 손보사들이 퇴출의 길을 걷게 될 경우 치러야 할 사회적 비용은 만만치 않다. 지난 2001년과 2002년 당시 국제ㆍ대한ㆍ리젠트화재의 파산과 매각과정에서 3,219억원의 공적자금이 투입됐다. 생보업계의 경우 치열한 경쟁으로 소비자들이 피해를 볼 우려가 높아지는 것이 바로 변액보험 시장이다. 변액보험은 보험료로 펀드를 구성해 주식이나 채권 등에 투자한 후 수익금을 보험금으로 되돌려주는 간접투자상품이다. 지난해부터 외국사는 물론 대형 생보사들이 이 시장에 뛰어들고 종신보험 등 기존 상품 영업이 어려운 영업조직도 변액보험 판매에 적극 나서면서 소비자들의 피해가 쏟아지기 시작했다. 변액보험이 간접투자상품이긴 하지만 ‘보험’인 만큼 보험료 일부를 보험사의 사업비로 떼기 때문에 펀드의 수익률과 실제 수익금에 상당한 차이가 있다는 사실을 계약자들이 뒤늦게 알게 됐다. 더욱이 일부 생보사나 영업조직의 경우 향후 수십년 동안 “연간 9.5% 또는 6.5%의 수익률을 올리게 될 경우 수억원의 수익을 벌어들일 수 있다”는 식의 과장광고를 남발함으로써 소비자들을 현혹시키기도 했다. 노병윤 보험개발원 기획팀장은 “변액보험 판매에서 영업조직의 판매행태와 수익률 예시가 가장 큰 문제”라고 지적했다. 이에 따라 생명보험협회는 회원사들의 과장광고를 막기 위해 변액보험을 홈쇼핑 등에서 판매할 경우 사전 심의를 거친 녹화방송으로만 가능하도록 하고 단정적인 표현이나 수익률 예시 등을 하지 못하도록 하는 ‘광고ㆍ선전에 관한 규정’을 만들어 이달 말부터 시행하기로 했다. 또 이를 위반하는 보험사에 대해서는 최고 5,000만원의 제재금을 물리기로 했다. 전문가들은 생보사들이 변액보험 판매에 대해 철저한 검증을 거치지 않고 ‘마구잡이’식으로 판매하면 주가나 채권값이 폭락할 경우 치명적인 타격을 입는다고 입을 모은다. 금감원의 한 관계자는 “변액보험 판매가 시작된 지 불과 1년여에 불과하지만 이 상품이 앞으로 생보사들의 발목을 잡을 수 있다”며 “상품개발에서부터 판매과정에 이르기까지 획기적인 개선이 필요하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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