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미국] 일부은행 CEO들 연봉 구설수

미국 은행의 최고경영자(CEO)들이 회사를 팔아먹은 대가로 거액의 연봉을 챙겨 구설수에 오르고 있다.이들 CEO가 회사 경영은 엉망인데도 다른 기업에 인수되는 바람에 수고비만 톡톡히 챙겼다는 게 비난의 골자다. 컨설턴트 업체인 펄 미터 & 파트너스가 미국 86개 대기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지난해 CEO의 연봉은 평균 925만 달러로 97년에 비해 10% 정도 늘어나는데 그쳤다. 그러나 웰스 파고나 뱅커스 트러스트(BT) 등 일부 은행은 지난해 M&A(인수·합병) 과정에서 CEO들만 거액의 연봉을 손에 거머쥔 것으로 드러나 빈축을 사고 있다. 웰스 파고 은행의 CEO인 폴 하젠의 경우 작년에 주가가 곤두박질치자 노웨스트 은행에 매각키로 결정한 후 지난해 1,480만 달러의 연봉을 받았다. 97년의 290만 달러와 비교할 때 거의 5배 수준에 이르는 막대한 액수다. 또 독일의 도이체 방크에 인수된 BT의 프라크 뉴먼도 지난해 거액의 연봉자 대열에 올라섰다. 그는 은행이 600만 달러의 손실을 입은데다 주가마저 1년새 24%나 폭락하자 도이체 방크에 주당 93 달러의 가격으로 매각해 버렸다. 뉴먼은 이 과정에서 2003년까지 매년 최소한 1,100만 달러의 연봉을 받기로 아예 못박는 행운까지 누리게 됐다. 여기서 흥미로운 것은 정작 이들 은행을 사들인 CEO는 피인수은행의 CEO보다 훨씬 적은 연봉을 받고 있다는 사실이다. 노웨스트의 리차드 코바체비치 CEO는 지난해 570만 달러를 받는데 그쳤다. 이밖에 코어스테이츠 파이낸셜의 CEO인 테런스 라젠은 퍼스트 유니온에 합병된 후 2003년까지 250만 달러의 연봉을 확정부로 지급받게 됐다. 은퇴하더라도 1년간은 100만 달러를 받는 조건까지 덧붙여졌다. 월가에서는 이같은 경향이 확산될 경우 CEO들이 회사의 경영실적 향상에 관심을 갖지않고 보다 유리한 조건으로 매각하는데만 열을 올리게될 것으로 우려하고 있다. 특히 미 최대 노동조합인 AFL-CIO는 『CEO와 근로자의 연봉 차이가 평균 326배에 달하고 있다』면서 천정부지로 치솟는 몸값 문제를 본격적으로 성토할 움직임마저 보이고 있다. /정상범 기자 SSANG@SE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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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상범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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