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금감원 換亂후 은행영업 분석

시중자금 130조 유입… 4년반동안 적자 24조원 달해IMF(국제통화기금) 관리체제 이후 금융불안이 지속돼 상대적으로 안정적인 은행권으로 유입된 시중 자금이 130조원을 넘은 것으로 공식 집계됐다. 또 은행들은 환란 후 4년반 동안 무려 24조원의 적자를 냈으며, 이를 보전하기 위해 수수료를 잇따라 신설, 일반 서민들이 은행 창구를 찾기가 그만큼 부담스러워 진 것으로 나타났다. ◆ 은행이 자금의 안정 창고로 금융감독원이 23일 내놓은 'IMF 경제위기 이후 일반 은행의 영업행태 변화 및 수익구조 추이'란 보고서를 보면 지난 6월말 현재 국내 22개 은행의 총 예수금은 350조원으로 환란후 133조원이나 급증했다. 금융불안으로 갈 곳 없는 자금들이 은행의 1년 미만의 단기 저축성 자금에 몰려든 데 따른 것이다. 국내 은행 총자산도 97년 말 371조원에서 올 6월말엔 516조원으로 늘었다. ◆ 손쉽게 돈버는 방법만 찾아 은행의 덩치는 커졌지만, 영업행태는 지나치게 몸을 사리고 있다. 환란후 은행 영업의 가장 큰 특징은 기업금융 중심에서 소매금융 강화로 급격하게 변화했다는 점. 은행권 원화 대출금중 기업 대출금 비중은 97년 66.7%에서 올 6월말 56.2%로 급감했다. 워낙 부실이 많이 발생한데다 경기 침체로 대출한만한 곳이 없어진 탓이다. 은행들은 또 손실 위험이 큰 주식투자에 소극적인 반면 국공채 등을 집중 투자하고 있다. 총 자산중 주식투자 비중은 97년말 2.6%에서 올 6월말 0.6%까지 떨어졌다. 반면 쉽사리 돈 벌 부분은 비중이 커졌다. 대규모 부실 가능성이 적은 가계대출 비중이 97년말 30.8%에서 올 상반기엔 40.5%로 높아졌으며, 신용카드 사업도 총자산 대비 2.2%(97년)에서 올 상반기엔 5.2%까지 급등했다. ◆ 간신히 되찾은 이익 기반, 아직 낙관 힘들어 은행권이 환란후 적자를 낸 규모는 총 24조3,517억원. 기업부실로 생긴 손실이 영업 이익을 까먹은 데 따른 것이다. 부실채권으로 은행권이 쌓은 대손충당금순전입액은 98년 6조2,000억원에서 지난해엔 10조4,000억원에 달했다. 위안을 삼을만한 것은 올 상반기들어 당기순이익이 플러스(2조6,317억원)로 변화했다는 것이다. 지난해 한빛 등 공적자금 투입은행의 잠재부실을 일거에 손실로 털면서 이를 국민 세금으로 메운 탓이다. 그렇다고 이익 기조로 완전 돌아섰다고 장담키는 힘들다. 자칫 하이닉스가 법정관리로 돌아서면 은행들은 치명타를 입게 된다. 여기에 경기침체가 가속화하면서 KDS(코리아데이타시스템)처럼 멀쩡한 기업이 언제 망가질지 모른다. 김영기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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