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백화점의 2000년대 사이버 쇼핑몰 비전이다. 인터넷 쇼핑몰을 단순히 물건만 사는 공간이 아니라 영화·미술 등 문화를 체험하고 생활 상담까지 받을 수 있는 종합 서비스 공간으로 발전시키겠다는 전략이다.그래서 그들은 지금의 쇼핑몰을「구멍가게」라 부른다.
롯데백화점 인터넷 쇼핑몰(WWW.LOTTE.SHOPPING.CO.KR)은 회원 23만명에 월 매출 3억원을 올리는 국내 최대의 백화점 사이버 쇼핑몰이다. 그러나 자신들이 세운 2000년 비전과 비교하면 골목길 구멍가게에 불과하다는 것이다.
롯데백화점 인터넷팀 추동우 매니저는 『인터넷 쇼핑몰의 발전 가능성은 무궁무진하다』며 『사이버 도시를 건설하는 게 궁극적 목표』라고 말했다.
롯데는 이를 위해 우선 전국에 흩어져 있는 모든 매장과 문화센터, 각종 서비스 센터를 사이버 공간으로 불러들이는 작업을 하고 있다. 이 작업을 끝내는 대로 모든 홈페이지를 한 곳에 모아 「쇼핑 도시」를 만들 방침이다.
그는 또 『지금까지 편리한 쇼핑몰을 만드는데 중점을 뒀지만 앞으로는 즐거움을 주는 쇼핑몰을 개발하는데 주력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방문객 수는 많으나 실제 구매로 이어지지 않는 게 현재 쇼핑몰의 단점이라는 생각에서다. 이를 개선하려면 단순한 상품 중심의 쇼핑몰을 대대적으로 고쳐 이용자 중심의 사이버 쇼핑 도시를 건설해야 한다는 뜻이다.
롯데는 그 일환으로 「메일 마케팅」을 적극 도입할 계획이다. 메일 마케팅은 고객의 구매 성향을 체계적으로 분석하고 이 자료를 바탕으로 고객들이 원할 만한 「맞춤 상품」을 개발, 제공하는 판매 기법을 말한다. 쇼윈도에 아무 상품이나 덜렁 올려놓고 사주기를 기다리는 게 아니라 고객 개개인의 취향에 맞은 상품을 고안해 구매 욕구를 자극하겠다는 전략인 셈이다.
롯데는 또 소비자의 다양한 요구를 충족시키기 위해 현재 3,000여 종인 상품을 올해 안에 1만여 종으로 늘릴 계획이다. 또 꽃 배달, 이사 서비스 등 인터넷 백화점의 특성을 살린 독특한 서비스도 계속 개발할 예정이다.
특히 내년 1월께 「롯데 인터넷 마그넷」을 개장, 대형 할인 유통업체와 본격적인 가격 경쟁을 벌일 계획도 갖고 있다. 우수한 상품을 저렴한 가격으로 배달까지 해준다면 매출 증대는 시간 문제라는 것이 롯데측 전망이다.
롯데는 인터넷 쇼핑몰 시장의 경쟁구도가 좀 더 뜨겁게 달궈지기를 내심 바라고 있다. 사이버 쇼핑 시대가 만개하면 신생 업체에 비해 훨씬 강력한 유통망과 배송체계를 갖춘 자사가 유리할 것이라는 기대 때문이다.
롯데는 또 원하는 상품을 3번만 클릭해 주문까지 마칠 수 있는「쾌속 인터넷 주문 시스템」을 만들어 고객 편의성도 높일 계획이다.
롯데 인터넷 백화점은 96년 6월에 개장한 국내 최초의 사이버 쇼핑몰. 주요 고객은 20~30대 직장인이고 선물 용품이 매출의 대부분을 차지한다.
그러나 백화점 전체 매출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아직 1% 이내. 롯데의 2000년 비전인 「사이버 쇼핑 도시」를 향해 가는 길은 아직도 먼 셈이다.
추동우 매니저는 『쇼핑 도시를 건설하기 위해서는 상품의 다양성과 가격 경쟁력 확보, 배송 체계의 개선과 보안 문제의 해결 등 풀어야할 할 과제가 아직도 많다』며 『본격적인 도시 건설을 위해 이제야 한 걸음 나선 것』이라고 설명했다.
국내 최대의 유통업체인 롯데백화점이 21세기를 맞아 사이버 유통분야에서도 역시 최고의 자리를 차지하게 될 지 주목된다.
이진우기자MALLIAN@SED.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