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백화점-카드社, '기프트카드' 충돌

"상품권이다" "신용카드다" 대립백화점과 신용카드사가 사사건건 충돌하고 있다. 두 업계 최대 쟁점이었던 가맹점 수수료 인하 문제가 아직 결론이 나지 않은 상황에서 최근 삼성카드가 내놓은 '기프트(Gift)카드'로 갈등의 골이 깊어지고 있어 또 소비자들만 골탕을 먹을 것이라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28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삼성카드가 백화점을 포함한 모든 신용카드 가맹점에서 신용카드처럼 사용할 수 있는 기프트카드를 발행했으나 롯데, 현대, 신세계 등 백화점 빅3와 계열 대형 할인점에서 결제를 거부하고 있다. 백화점측은 "기프트카드는 성격상 엄연히 상품권이므로 백화점에서 통용하기 위해서는 별도의 계약이 반드시 필요하다"며 "삼성카드측에서 여신전문금융업법을 들어 결제를 거부하는 것을 부당하다고 주장하지만 상품권이 여전법 규정을 적용 받지는 않는다"고 말했다. 롯데백화점의 한 관계자는 "삼성카드는 기프트카드를 신용카드라고 말하지만 이들의 논리에는 모순이 많다"며 "만약 이 카드가 신용카드라면 어떻게 신용카드로 구입할 수 있고 양도ㆍ양수가 가능한지부터 설명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에 대해 삼성카드 관계자는 "기프트카드는 신용카드의 결제 프로세스가 그대로 적용되므로 엄연히 신용카드"라며 "이미 가맹점 계약을 한 백화점들이 결제를 거부하는 것은 있을 수 없는 일"이라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또 "이 카드는 기존 상품권이 가지고 있던 사용처 제한이라는 약점을 없애 소비자들의 편익을 극대화 했다"며 "백화점들이 기프트카드 결제를 거부하는 것은 소비자들은 전혀 고려하지 않고 제 잇속 챙기기에 급급한 처사"라고 비난했다. 백화점의 기프트카드 결제거부에 대해 김재환 재정경제부 보험제도과 사무관은 "삼성카드와 백화점측이 선불카드 사용에 대해 별도의 계약을 체결하지 않았다면 백화점의 결제거부는 법적으로 하자가 없는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백화점 빅3는 지난 24일 긴급모임에서 결의한 기프트카드 거부의사를 고수하고 조만간 전체 업계회의를 열어 공식입장을 밝히기로 했다. 한편 백화점과 카드사들의 힘겨루기를 바라보는 소비자들의 시선은 차갑다. 시민 김현욱(33)씨는 "지난 2000년 양측간에 가맹점 수수료 분쟁이 있었을 때도 결국 피해는 소비자들이 봤다"며 "쟁점이 생길 때마다 업계가 연대해서 결제거부 등 실력행사에 나서는 것을 볼 때 과연 이들이 소비자들의 편익을 손톱만큼이라도 생각하고 있는지 의심스럽다"고 꼬집었다. 임동석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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