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盧대통령, DJ자택 전격 방문

호남민심 얻기?…해석 분분<br>청 "도서관 개관 축하 위한것" 확대 해석 경계<br>한나라 "만남 자체가 이미 정치적 행위" 못마땅

노무현 대통령이 지난 4일 전격적으로 김대중(DJ) 전 대통령의 자택을 찾아간 배경을 놓고 정치권의 해석이 분분하다. 청와대 측은 “2일 문을 연 김대중 도서관 전시실 개관을 축하하기 위한 방문”이라고 확대해석을 경계하고 있지만 한나라당과 민주당은 물론 여권 일각에서도 이를 액면 그대로 받아들이지는 않는 눈치다. 현직 대통령이 청와대가 아닌 장소에서 전직 대통령을 만났다는 이례적인 형식과 그 대상이 여권에서 불고 있는 정계개편의 주요 축이면서 호남민심의 상징인 DJ이기 때문이다. 이 때문에 한나라당은 못마땅한 속내를 숨기지 않았다. 나경원 대변인은 공식 논평을 통해 “노 대통령과 김 전 대통령이 만나 북핵과 부동산 문제만 논의하고 정계개편에 대해서는 일체의 언급이 없었다고 하지만 이 말을 곧이곧대로 믿을 사람은 아무도 없다”며 “두 사람의 만남 자체가 이미 정치적 행위”라고 말했다. 김정훈 정보위원장도 “지역기반이 취약한 노 대통령으로서는 호남이라는 확실한 지역기반을 바탕으로 정계개편의 중심역할을 할 수 있는 DJ의 눈치를 볼 수밖에 없다”며 “이번 만남도 그런 계산이 깔려 있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최근 DJ행보에 대해서도 ‘상왕(上王)정치’를 하려는 모습이다고 꼬집기도 했다. 호남민심을 기반으로 정계개편 논의에서 주도권을 노리고 있는 민주당도 노 대통령의 방문에 민감한 반응을 보였다. 유종필 대변인은 “워낙 이례적이고 파격적이기 때문에 형식이 내용을 압도했다”면서 “노무현 기획의 돌출적 이벤트”라고 말했다. 그는 또 “호남을 비롯한 DJ 지지자들의 마음을 다시 사보겠다는 시도인 것 같은데 그게 기획대로 잘 되지는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반면 우상호 열린우리당 대변인은 “현직 대통령이 전직 대통령의 도서관 기념 행사를 축하하기 위해 방문한 것은 파격적이고 신선하다”면서 “이를 정계개편과 연계시켜 정략적으로 해석하는 것은 옳지 않다”며 정치적 해석을 경계했다. 그러나 열린우리당 의원들 중에는 김 전 대통령이 갖는 상징성과 차기 대선에서의 영향력에 공감하면서 이번 방문을 반기는 기색도 엿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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