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니언 사설

[사설] 국감 기업인 망신주기 구태 언제까지 계속할 건가

혹시나 했더니 역시나였다. 10일부터 시작된 국회 국정감사가 구태를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14일 산업통상자원위원회 국정감사에서 한 야당 의원은 홈쇼핑 대표를 상대로 주어진 질문시간 5분 중 4분 동안 일방적으로 자기주장만 폈다. 홈쇼핑 대표는 추가 질의응답 시간에야 30초 정도 응답한 게 고작이었다. 여당의 한 의원은 기업인 증인에게 질문해놓고 답변이 길어지자 말을 끊기도 했다.


쿠팡·위메프·티켓몬스터 등 소셜커머스3사 대표를 강요하다시피 증인으로 불러놓고 별다른 답변도 듣지 않았다. 의원들은 소셜커머스의 문제점을 지적하는 데 질문시간의 대부분을 쓴 뒤 증인들에게 수십초의 답변기회만 줬다는 보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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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부 기업인 증인은 오후 내내 국감장에서 대기하다 단답형 답변만 한두 번 하고 돌아가기도 했다. 심지어 경찰청장에게 장난감 권총을 건네며 시연을 강요하는가 하면 군사기밀을 국감장에서 공개하는 있어서는 안 될 일까지 벌어졌다. 국감 전에 다짐한 질의응답식 진행은 찾아볼 수 없고 구태만 반복되고 있다.

문제는 앞으로 열릴 상임위 국감에서도 똑같은 상황이 반복될 가능성이 높다는 점이다. 특히 올해 국감은 내년 총선을 앞두고 진행돼 정치쇼에 대한 유혹이 어느 때보다 강하다. 780여개에 이르는 역대 최다 피감기관에다 무더기 증인 채택 등 국감 전부터 징후는 나타났다.

망신주기와 호통치기·편들기 등 그동안 무수히 지적됐던 국감 난맥상이 개선되기는커녕 갈수록 악화하고 있다. 언제까지 이런 비효율과 국력 낭비를 초래하는 국감을 계속 지켜봐야 하는가. 증인채택실명제, 짧은 질의시간의 재조정 등 국감 시스템을 전반적으로 손질할 필요가 있다. 정치쇼로 주목받으려는 의원들의 시도에 휘둘리지 않는 언론의 자세도 중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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