윌리엄 라이백 홍콩 금융감독국(HKMA) 수석부총재가 금융감독원 부원장으로 영입되면 정부가 추진 중인 동북아 금융허브 구축과 금융산업 개혁 작업도 오는 9월부터 상당한 탄력을 받게 될 것으로 기대된다. 청와대와 정부가 라이백 부총재 영입에 적극적이었던 것도 그가 국제 금융기구와 은행감독 분야에서 35년간 일한 전문가로 이 같은 과제를 추진할 수 있는 ‘최적임자’라는 평가가 크게 작용했기 때문이다. 금융감독원은 국제업무국과 국제감독지원실ㆍ국제협력실 등 1국2실에서 국제업무를 맡고 있다. 국제감독지원실은 동북아금융허브 구축을 위한 글로벌 스탠더드 도입과 외국계 금융사 지원 업무, 국제협력실은 세계은행 등 국제기구와의 협력 업무를 담당한다. 라이백 부총재는 미국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 상임이사로 세계은행ㆍIMFㆍBIS 등 국제기구와의 업무조율을 담당했다. 또 미국 은행감독기구협회(ASBA) 이사회 의장, 바젤 은행감독위원회(BCBS) 집행이사, 홍콩 금융감독국 수석부총재 등을 거치면서 은행감독 분야에서도 글로벌 스탠더드에 정통한 인사로 평가된다. 따라서 그가 금감원 부원장으로 일하게 되면 국제기구와 외국계 투자자의 신뢰 회복에도 긍정적인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된다. 라이백 부총재는 국제업무 외에도 국내 금융산업 개혁에 깊이 관여할 것으로 보인다. 정부는 2007년 하반기 경제운용방향을 발표하면서 ‘금융산업 개편’을 중요한 과제로 제시했다. 은행법 대폭 개정, 보험사 지급결제 허용과 자회사 범위 대폭 확대 등 금융규제 철폐라는 개정방향을 명확히 밝혔다. 정부가 ‘낙후된 금융산업을 방치할 경우 동북아 금융허브 구축이 불가능하다’고 판단한 상황에서 라이백 부총재가 어떤 역할을 할 수 있을지 주목된다. 정부의 한 고위관계자는 “라이백 부총재가 원하는 것은 경제적 보상이 아니라 한국에서의 명확한 역할”이라며 “라이백 부총재가 한국행을 택한 것도 정부의 동북아금융허브 구축과 금융산업 개혁에 대한 강한 의지를 읽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