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경제·금융일반

[토요 Watch] 찌라시, 정보와 루머 사이 위험한 줄타기

영화 개봉으로 본 '증권가 정보지'

진실보단 시세차익 노린 거짓

검증 빨라져 약발 약해졌지만

언제나 시장 위협하는 시한폭탄


서울 여의도의 한 술집. 밀폐된 방에서 정보맨들이 하나씩 얘기를 꺼낸다. '찌라시(증권가 정보지) 정보회의'다. 정재계 고위급 인사의 동향부터 상장사의 작전세력 개입정황, 연예인들의 사생활까지 폭로된다. 철저하게 '기브앤드테이크' 방식으로 이뤄지는 이 회의에서 정보맨들은 던져줄 얘기가 없으면 창작을 하기도 하고 철저한 계산에 의해 고의로 허위정보를 유포하기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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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0일 개봉한 영화 '찌라시:위험한 소문'의 한 장면이다. 찌라시에 실리면 순전히 창작일 수도 있는 내용이 '~카더라' 수준으로 업그레이드되고 한두 단계를 거치면 사실로 굳어진다. 배우 고(故) 최진실씨가 스스로 목숨을 끊고 인기가수 아이유가 법적 대응에 나서야 할 만큼 찌라시의 파괴력은 크다. 정치권에서는 지난해 김무성 새누리당 의원이 남북정상회담 회의록 내용을 찌라시에서 입수했다고 밝혀 파장이 일기도 했다.

찌라시는 증권가에서 주식 시세조종을 위해 작전세력이 고의로 불특정 다수에게 배포하는 경우가 많다. 찌라시로 생겨나는 투자 피해의 위험은 시한폭탄처럼 주식시장에 톼리를 틀고 있지만 파급력은 예전만 못하다. 정보유통의 중심이 오프라인에서 온라인과 모바일로 옮겨가면서 유통 속도만큼이나 검증 속도도 빨라졌기 때문이다. 전업투자자들 가운데는 코스닥시장에 인수합병(M&A) 이슈가 많았던 지난 2006~2009년을 기억하는 사람들이 많다. 그때 돈 있는 사람, 명동 사채시장 사람, 검은머리 외국인은 서로 연계해 찌라시를 돌리고 주가를 띄운 뒤 돈을 갖고 튀었다. 그렇다고 무시할 것은 절대 아니다. 찌라시를 활용해 수익을 내려다가 피해를 보는 일은 여전하다. 한 증권사 부지점장은 "바이오 업체의 임상실험이 성공했다는 찌라시를 받고 주변 사람들의 돈까지 끌어모아 투자했다가 수천만원을 날려 낭패를 보는 경우 등 찌라시로 생겨나는 피해는 아직도 현재진행형"이라고 상황을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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