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우중 전 대우그룹 회장을 한국정부가 어떻게 처리하느냐가 한국경제의 성숙도를 가늠할 수 있는 중요한 척도가 될 것이라는 지적이 제기됐다.
윌리엄 페섹 블룸버그 칼럼니스트는 17일 ‘대우의 김(우중)이 케네스 레이(전 엔론사 회장 겸 최고경영자)처럼 되게 하지 말라’는 제목의 기명 칼럼에서 국제 투자자들이 김우중건이 어떻게 처리될지를 지켜보고 있다고 말했다.
페섹은 김 전 회장이 대우를 일으켜세우고 또 무너지는 과정을 상세히 소개하면서 한국 당국이 김 전 회장에게 관용을 베풀 경우 대기업의 투명성을 높이겠다는 의지를 투자자들이 의심하게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최태원 ㈜SK 회장이 지난주 집행유예 처리됐음을 상기시켰다.
또 한국처럼 외환위기를 겪은 태국과 인도네시아도 사후 처리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았다고 지적하면서 한국의 경우 외환위기에서 처음 회생했고 그 과정에서 재벌에 대한 단속도 강화한 케이스라고 평가했다.
그는 김 전 회장 처리 문제가 역설적으로 한국의 경제적 부상을 국제사회에 각인시킬 수 있는 좋은 기회지만 잘못 처리할 경우 국제적 이미지가 손상될 수 있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