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산업일반

대형할인점 美産 쇠고기 '등급 뻥튀기' 의혹

"美産 쇠고기 초이스급은 한우1등급"<br>"가격도 한우의 절반 수준이다" 판촉 나서<br>전문가 "비교 무리…굳이 따진다면 한우 2등급"

대형 할인점들이 미국산 쇠고기 초이스급을 한우 1등급 수준에 가격은 반값이라고 판촉하고 있지만 한ㆍ미 쇠고기 등급 분류기준 자체가 달라 실제로는 한우 2~3등급에 해당할 수도 있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미국산 쇠고기 초이스급이 무조건 한우 1등급은 아니다.’ 지난 13일부터 본격적으로 미국산 쇠고기 판매에 들어간 대형 할인점들이 ‘가짜 등심’ 판매 논란에 이어 품질등급도 ‘뻥튀기’한 것 아니냐는 의혹을 받고 있다. 30일 본지가 한우자조금관리위원회 등에서 단독 입수한 자료에 따르면 대형 할인점들이 좋게 봐야 한우 2등급 수준인 미국산 쇠고기 초이스급을 한우 1등급에 해당한다고 부풀리고 가격은 한우의 절반 수준이라고 판촉하고 있다. 한우자조금관리위의 한 관계자는 “미국산 쇠고기와 한우는 등급분류 체계가 전혀 달라 ‘초이스급=1등급’이라는 등식이 성립할 수 없으며 굳이 국내 평가기준 중 가장 중요한 마블링(근내 지방도)을 기준으로 하면 초이스급은 한우 2~3등급 수준”이라고 밝혔다. 그는 이어 “미국산 쇠고기 초이스급을 한우 1등급과 똑같이 보면 가격이 절반 수준이지만 한우 2ㆍ3등급과 비교하면 가격이 비슷하거나 오히려 한우 가격이 싼 경우도 많다”고 덧붙였다. 또 보통 냉동육으로 수입되는 미국산 쇠고기와 냉장육이 대부분인 한우를 동급으로 비교하는 것은 문제가 있는 주장이 나오기도 했다. 한국육류유통수출입협회에 따르면 올해 수입된 미국산 쇠고기의 86.3%가 냉동육이며 냉장육은 13.7%에 불과하다. 축산전문가들 역시 미국산 쇠고기 초이스급을 무조건 한우 1등급으로 보기는 어렵다는 입장을 나타냈다. 농촌진흥청 축산과학원의 이종문 박사는 “나라별로 쇠고기 등급을 분류하는 기준 자체가 제각각이기 때문에 미국산 쇠고기 초이스급을 한우 1등급으로 단순 비교하는 것은 무리가 있다”고 말했다. 윤영탁 축산물등급판정소 부장은 “미국산 쇠고기 초이스급은 미국 쇠고기 등급 판정의 60%가량을 차지해 범위가 상당히 넓기 때문에 같은 초이스급이라도 1등급에서 2~3등급까지 다양하게 나타날 수 있다”면서 “국내 쇠고기 등급을 매길 때 가장 중요한 기준인 마블링을 놓고 굳이 따지자면 통상적으로 초이스급은 한우 2등급에 해당한다”고 설명했다. 그는 또 “나라별로 소비자가 선호하는 쇠고기 맛이 달라 등급평가 기준이 천차만별”이라며 “예를 들어 우리나라에서는 지방이 눈처럼 섬세하게 박힌 마블링 상태를 높게 평가하지만 미국에서는 지방이 굵게 들어가도 크게 상관하지 않는다”고 덧붙였다. 한편 대형 할인점들은 ‘미국산 초이스급=한우 1등급’이라고 판촉하는 근거에 대해 애매한 입장을 취했다. 이마트의 한 관계자는 “잘 모르겠다”면서 “육질과 마블링의 차이에 따른 것이 아니겠느냐”고 대답했고 홈플러스와 롯데마트는 “축산 바이어를 통해 업계에서 추정한 것일 뿐 공식적으로 확인된 내용은 아니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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