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는 13일 서울 서초동 본사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삼성 스마트TV가 인터넷 데이터 체증을 유발해 머지않아 통신망 블랙아웃을 유발한다는 KT의 주장을 정면으로 반박했다.
삼성전자는 우선 '삼성 스마트TV가 인터넷TV(IPTV)에 비해 통상 5~15배, 실시간 방송을 중계할 때는 수백배 이상의 트래픽을 일으킨다'는 KT 주장에 대해 반론을 제기했다.
삼성전자는 "스마트TV에서 사용되는 HD급 용량은 (통신사가 제공하는) IPTV와 유사하거나 더 낮은 수준(1.5~1.8Mbps수준)"이라며 "특히 삼성전자는 IPTV와 달리 실시간 방송 콘텐츠를 직접 제공하지 않는 만큼 오히려 IPTV가 통신망에 더 부담을 준다"고 강조했다.
삼성전자는 이어 "지난 1월 삼성 스마트TV 앱 접속 상위 10개를 살펴보면 '티빙'과 '3D 익스플로어'가 그나마 많은 데이터를 사용한다"며 "그러나 이들 앱 역시 각각 최대 3.5Mbps, 8Mbps 정도면 서비스가 가능해 100Mbps의 인터넷을 제공하는 KT의 망으로는 충분하다"고 지적했다.
삼성전자는 아울러 KT가 삼성 스마트TV에 대해서만 인터넷을 차단한 것은 이용자의 권리를 침해하는 명백한 기기 차별 행위라고 규정했다.
삼성전자의 한 관계자는 "스마트TV는 스마트폰과는 달리 국내 업체들이 주도하고 있는 시장에 글로벌 플레이어들이 진입을 준비하고 있다"며 "이 같은 상황에서 KT의 행위는 생태계 구축을 저해하는 것"이라고 반박했다.
그러나 KT 역시 곧 바로 기자회견을 열고 삼성전자 입장에 대해 조목조목 반박했다.
KT의 한 관계자는 "삼성전자가 삼성 스마트TV에서 발생하는 데이터 트래픽이 5Mbps라고 했지만 이는 평균치이고 최대치는 20~25Mbps"라며 "통신사는 언제나 최대치를 감안해 투자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 관계자는 이어 "삼성전자와 공동으로 트래픽을 측정할 용의도 있다"고 덧붙였다.
KT측은 또 "삼성전자는 KT의 인터넷 망을 이용해 수익을 얻고 있다"고 강조했다. 삼성전자가 삼성 앱스토어를 통해 지난해 벌어들인 수익금은 900만원 안팎이다.
한편 양측의 갈등으로 결국 소비자만 피해를 입는 것 아니냐는 지적에 대해 삼성전자는 "통신사와 제조사의 문제인 만큼 인터넷 접속 차단을 즉시 철회하고 관련 부처와 함께 만나 협의체를 구성해 논의하자"고 제안했다.
KT는 "삼성전자가 통신망의 가치를 인정하고 협력 모델을 만들어야 앞으로 이용자들에게 부담이 돌아가지 않는다"고 주장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