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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중·일 재무장관회의, 한국 '캐스팅보트 지분' 확보
'亞공동기금' 韓 192억弗, 中·日은 384억弗씩 부담
발리=홍준석
기자 jshong@sed.co.kr
한국이 '아세안(동남아국가연합)+3(한ㆍ중ㆍ일)'의 역내 상호 자금지원체계인 치앙마이이니셔티브(CMI) 다자화기금 1,200억달러 가운데 16%인 192억달러를 부담하기로 했으며 위기 때 같은 금액을 인출할 수 있게 됐다. 중국과 일본은 똑같이 32%에 해당하는 384억달러씩을 내기로 했으며 나머지 20%인 240억달러는 아세안 10개국이 분담한다. 이에 따라 한ㆍ중ㆍ일 3개국의 부담 비율은 2대4대4로 됐으며 한국은 중국과 일본이 벌이는 힘겨루기에서 캐스팅보트 역할을 할 수 있는 지분을 확보했다.
이와 함께 아시아 채권시장 발전을 위해 역내 채권에 신용보증을 하는 5억달러 규모의 채권보증투자기구(CGIM)가 설립된다.
'아세안+3'의 13개국 재무장관은 3일 인도네시아 발리에서 회의를 갖고 이같이 합의했다. 앞서 이날 오전 윤증현 기획재정부 장관과 쉐쉬런 중국 재정부장, 요사노 가오루 일본 재무장관은 3자회의를 열어 3국 간 CMI공동기금 분담률을 확정했다.
이에 따라 양자계약에 기반했던 CMI는 지난 2006년부터 시작된 다자화 작업을 마무리하면서 앞으로 각국 중앙은행 간 다자계약 등 후속작업을 마친 뒤 역내 금융위기 방지를 위한 안전판으로 작동하게 된다. 이를 발판으로 역내 경제감시기능 강화를 위한 아시아판 국제통화기금(IMF)인 아시아통화기금(AMF) 창설도 속도를 내게 될 것으로 보인다.
태국과 공동 의장국으로 회의를 주재한 윤 장관은 "한ㆍ중ㆍ일 3국 간 경제규모나 외환보유액 등 경제지표와 정치 요인을 종합 고려해 분담 비율을 결정했다"고 말했다.
이번 합의로 다자화기금 1,200억달러 중 한ㆍ중ㆍ일이 부담할 80%인 960억달러 가운데 한ㆍ중ㆍ일 분담률은 2대4대4가 됐다.
재정부의 한 관계자는 "역내금융협력 논의에서 중국ㆍ일본ㆍ아세안과 함께 우리의 입장을 반영하고 영향력을 확보할 수 있는 구조를 마련하게 됐다"고 평가했다. 실제 우리의 분담 비중(20%)은 3개국 중 국내총생산(GDP) 기준으로 9%, 외환보유액 7% 수준을 훨씬 초과한다. 하지만 분담금은 당장 갹출하지는 않고 위기에 처한 회원국이 요청할 때 한국은행 외환보유액에서 지원한다.
반면 분담금 대비 인출배수는 중국과 일본이 각각 0.5, 한국 1.0, 태국ㆍ말레이시아ㆍ인도네시아ㆍ싱가포르ㆍ필리핀 등 아세안 '빅 5'는 2.5, 나머지 아세안 5개국은 5.0으로 차등화했다. 이에 따라 한국은 위기 때 분담액과 같은 192억달러까지 인출할 수 있다.
재무장관들은 또 CMI 다자화의 성공을 위해 가급적 조기에 독립적인 역내경제감시기구(ETWG)를 설립하되 우선 임시로 아시아개발은행(ADB)이나 아세안 사무국을 활용해 감시기능을 강화하기로 합의했다.
특히 아시아 채권시장 발전을 위해 역내 발행 채권에 신용보증을 제공하는 CGIM 설립에도 합의했다. CGIM은 우선 5억달러 규모로 ADB 산하 독립펀드 형태로 두기로 했다.
# 윤증현 일문일답
"올 성장률 낮출 생각 없다"… 국가위상 걸맞게 금융위기 타개 노력
윤증현 기획재정부 장관은 3일 1,200억달러 치앙마이 이니셔티브(CMI) 공동기금 중 예상보다 큰 192억달러를 부담하게 된 것은 한국도 국제사회에서 경제력에 맞는 책임과 역할을 다하자는 차원이라고 평가했다. 다음은 일문일답.
-이번 결과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나.
▦만족한다. 이번 결정으로 한국도 국제사회의 일원으로 국가위상에 걸맞은 역할을 할 수 있게 됐다. 앞으로도 금융위기 타개를 위한 국제사회와의 공조를 강화해나갈 계획이다.
-공동기금의 추가 증액 논의는 있었나.
▦조만간 논의 계획은 없다. 이번에 분배비율을 정함으로써 어느 정도 마무리된 것으로 본다.
-앞으로 구체적인 공조방안은.
▦한ㆍ중ㆍ일 재무장관은 지난 4월 런던에서 만나고 한 달 만에 다시 만난 것이다. 다들 그때에 비해 상황이 크게 나아지지는 않았다. 어려운 분위기는 여전해 보였다. 이에 따라 3국 간 긴밀한 공조를 통해 위기를 극복해나가기로 했다.
-양국의 경제상황은 어떤가.
▦중국과 일본은 지금까지 금융시장 부문에서 심각하게 영향을 받지 않았다. 하지만 실물경제 침체가 계속되고 있어 적극적인 재정정책을 펴야 할 필요성에 대해서는 공감했다. 일본은 -3.1~-3.4% 정도 예상되는데 중국은 명확히 밝히지는 않았다.
-올해 예상치인 -2%의 국내 경제성장률은 계속 유지되나.
▦다운그레이드할(낮출) 생각은 없다.
-환율과 관련된 이야기가 오갔나.
▦민감한 문제라 언급하지 않았다.
혼자 웃는 김대리~알고보니[2585+무선인터넷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