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에서나 나올 법한 스코어가 잉글랜드 프로축구에서 나왔다.
아스널은 31일(한국시간) 잉글랜드 레딩의 마데스키 스타디움에서 벌어진 레딩과의 캐피털원컵(리그 컵대회) 16강에서 연장 끝에 7대5로 이겼다. 0대0 스코어도 비일비재한 축구에서는 좀처럼 보기 힘든 '베이스볼 스코어'인데다 세계 축구의 중심으로 인정받는 잉글랜드 프로축구라 더욱 눈길을 끌었다.
명문 아스널은 이날 0대4로 끌려가 망신을 당할 뻔했지만 기적적으로 7골을 뿜어내며 팬들을 흥분시켰다. 아스널은 전반 추가시간에 터진 시오 월콧의 골로 격차를 세 골로 좁히더니 후반 19분 올리비에 지루, 후반 44분 로랑 코시엘니에 이어 후반 추가시간 다시 월콧이 그물을 출렁이면서 다 진 경기를 기어이 연장으로 끌고 갔다.
연장전은 더 극적이었다. 아스널은 전반 13분 마루아네 샤마크의 골로 5대4 역전에 성공했으나 후반 11분 파벨 포그렙냐크에게 다시 동점골을 얻어맞았다. 남은 시간은 4분여. 승부차기가 예상됐지만 아스널은 추가시간에만 두 골(월콧ㆍ샤마크)을 뽑는 무서운 화력으로 레딩의 얼을 빼놓았다. 이날 해트트릭(한 경기 세 골)을 작성한 월콧은 전반 추가시간과 후반 추가시간, 연장 후반 추가시간에 한 골씩을 터뜨리는 '추가시간 해트트릭'을 완성, 스릴 만점 드라마의 주인공이 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