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니언 사외칼럼

[로터리/9월 9일] 신뢰의 리더십

올여름을 뜨겁게 달궜던 베이징올림픽이 지난 8월24일 막을 내렸다. 우리나라는 역대 최다인 금메달 13개를 획득하며 세계 7위의 성적으로 목표를 초과 달성하는 큰 성과를 거뒀다. 일등공신은 단연 한국 야구 대표팀이다. 유난히 많은 스타와 화제를 낳은 이번 올림픽이지만 그 중에서도 ‘김경문 야구’에 대한 평가는 올림픽이 끝난 지 보름이 지난 지금도 여전히 뜨겁게 진행되고 있다. 객관적 전력으로 볼 때 한국야구가 9전 전승을 달리며 금메달을 따내리라고는 누구도 예상하지 못했다. 운이 좋았던 것일까. 그렇지 않다. 경기 내용을 보면 매 경기를 실력으로 당당히 상대를 제압했다. 그렇다면 이런 대업을 달성할 수 있었던 원인은 무엇인가. 필자는 그 답을 김경문 감독이 보여준 ‘신뢰의 리더십’과 ‘팀워크’에서 찾고 싶다. 예선전 내내 극심한 타격 부진을 겪고 있던 이승엽을 계속 밀어붙이는 등 그의 뚝심 야구를 두고 미국ㆍ일본 등 해외 언론들은 ‘이해 못할 파격 용병술’이라고 평가했었다. 하지만 김 감독의 ‘신뢰 야구’는 일본과 격돌한 준결승전부터 빛을 발했다. 국민타자 이승엽은 준결승 투런홈런을 작렬시킨 데 이어 쿠바와의 결승전에서도 역시 투런홈런으로 김 감독의 믿음에 화답했다. 조직 경영에 있어서도 ‘신뢰 경영’은 경영자와 구성원들이 서로 믿고 흔쾌히 희생할 수 있도록 팀워크를 이끌어내는 소중한 리더십이다. 얼마 전 한 취업정보회사가 직장인을 대상으로 실시한 설문조사에서 가장 존경 받는 상사로 ‘부하직원을 믿고 일을 맡겨주는 상사’가 단연 1위로 꼽혔다. 조직의 리더가 갖춰야 할 가장 큰 덕목으로 부하에 대한 신뢰와 칭찬을 언제나 손꼽지만 우리는 좀처럼 인색함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우리는 최근 이른바 촛불정국이라는 사회적 갈등을 겪으면서 그 원인을 소통의 부재에서 찾고 있다. 하지만 소통의 부재는 근본적으로 신뢰의 부재에서 비롯된다고 할 수 있다. 한국은 세계에서 가장 빠른 속도로 인터넷을 생활화했고 정보통신 강국으로 발돋움했다. 그만큼 세계에서 가장 빠른 소통의 인프라를 갖추고 있다. 전국민이 네티즌으로서 각자 정보의 생산ㆍ유통자이다. 언제부터인가 우리사회는 대란설(說)과 괴담에 무작정 편승하는 쏠림현상이 확산되고 있다. 불신의 빠른 소통이 얼마나 큰 소모적 갈등을 일으키는 지는 최근에 충분히 경험했다. 당장은 조금 부진하더라도 국민은 정부를, 정부는 국민을 또 상사와 부하가 서로 믿고 단합하는 ‘성숙한 신뢰’의 풍토가 절실히 필요한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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