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무현(盧武鉉) 대통령은 9일 "공직부패수사 전담기구가 조속히 설치돼야 한다"면서 "이 문제는 국민적 공감대가 높고 권력기관을견제할 수 있다는 점에서 반드시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노 대통령은 이날 오전 용산 백범기념관에서 정치.기업.시민사회.공공부문 인사120여명이 참석한 가운데 열린 투명사회협약 체결식에 참석, "투명사회협약은 중요한 약속들을 많이 담고 있는만큼 보다 구체적인 추진로드맵을 통해 실천에 옮겨야한다"며 이같이 밝혔다.
노 대통령은 또 "외국인 투자자들은 코리아 디스카운트의 원인으로 분식회계와 지배구조, 규제 문제를 들고 있다"며 "공직사회와 정치권의 부패는 민간부문, 특히경제계와 맞닿아 있는만큼 민간부문의 투명성이야말로 국가경쟁력이고 선진경제를이루는 필수요건"이라고 역설했다.
노 대통령은 "우리 기업의 지배구조가 개선되면 주식가격에 24%의 프리미엄이더해질 것이고, 우리 경제가 싱가포르 수준으로 투명해지면 연평균 15조원 이상의달러가 국내시장에 들어올 것이라는 연구결과가 있다"고 언급했다.
노 대통령은 특히 "공직자 재산등록제도도 좀더 실효성을 높이는 방향으로 바꿔야 한다"면서 "공직자윤리법을 개정해 재산형성과정에 대한 심사를 강화하고 주식백지신탁제 도입 등을 추진해 나가야 하겠다"고 밝혔다.
최근 문제점이 되고 있는 고위공직자 인사검증제도에 대해 노 대통령은 "지금개선방안을 마련중"이라며 "검증대상과 절차를 법제화하고 국회 인사청문회 대상을국무위원으로까지 확대하는 방향으로 개선해 나가려 한다"고 말했다.
노 대통령은 아울러 "투명사회는 반드시 가야할 길이며 성공할 것이라는 확신도있다"면서 "정부도 부방위를 중심으로 450개의 제도개선과 규제완화 과제를 도출해개선해가고 있으며 저와 정부부터 최선을 다하겠다"고 역설했다.
이어 노 대통령은 "지난 대선과 총선을 거치면서 정경유착의 고리는 확실히 끊어진 것 같고, 이제 선거철에 기업들이 몸살나거나 연말만 되면 해외로 나갈 필요가없어졌다"고 평가하고 "오늘 맺은 투명사회협약이 더 투명한 사회, 선진한국으로 나아가는 디딤돌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와함께 노 대통령은 "무엇보다 시민이 적극적으로 참여하는 시민적 통제가 이뤄져야 한다"면서 "모든 국민이 눈을 부릅뜨고 감시하는 것이야말로 가장 효과적인부패추방의 방법"이라고 지적했다.
우리 사회 부패 근절을 위해 사회주체들이 자발적으로 참여해 합의한 투명사회협약에는 대통령 사면권 투명화를 위한 제도적 장치 마련과 불법 조성ㆍ수수 정치자금의 국고환수를 위한 법률 제정, 정치인 불체포 특권 제한하는 내용 등이 포함됐다.
그러나 정계와 재계가 각별한 관심을 표명해온 정치자금법 개정을 통한 정치자금 현실화 문제나 과거 분식회계에 대한 사면 등의 내용은 참여주체간의 이견으로채택되지 않았다.
이에 앞서 협약 주체들은 `법과 원칙 준수, 연고주의 등 부패 친화적 문화 극복,건전한 경제적 의무의 이행과 정보 부패의 극복, 적극적 참여고발정신 발휘, 반부패교육의 실천' 등을 포함해 총 10개항의 `투명사회실현을 위한 시민헌장'에 서명했다.
협약식에는 이해찬(李海瓚) 총리, 이명박(李明博) 서울시장, 임채정(林采正) 열린우리당 의장, 박근혜(朴槿惠) 한나라당 대표, 한화갑(韓和甲) 민주당 대표, 강신호(姜信鎬) 전경련 회장, 함세웅(咸世雄) 천주교 정의구현사제단 고문, 김상근 한국투명성기구회장, 경제계 대표 등이 참석했다.
(서울=연합뉴스) 조복래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