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동현이 한국 시간으로 7일 저녁에 미국 조지아 주 애틀랜타 필립스 아레나에서 펼쳐진 ‘UFC 88’ 메인매치 웰터급 경기에서 미국의 맷 브라운과 3라운드 접전 끝에 2-1 판정승을 거뒀다.
지난 5월 영국의 제이슨 탄에게 3회 기권승으로 장식한 UFC 데뷔전에 이은 2연승이다.
김동현은 2004년 종합격투기 무대에 데뷔한 뒤 11연속 무패행진(10승1무)도 이어 나갔다.
그러나 맷 브라운과의 경기에서 그동안 잠재 되어 있었던 김동현의 약점이 거의 모두 드러났다.
이제까지 김동현 선수와 상대했었던 선수들과는 달리 맷 브라운 선수가 수준급의 선수였기 때문에 김동현의 약점이 표면에 드러난 것이다.
김동현은 체력이 약했다.
1라운드 후반부터 힘에 겨워하는 모습을 보이더니 2라운드에서는 중반이 넘어서면서 체력이 급격히 떨어져, 2라운드가 끝날 무렵에는 3라운드를 어떻게 치를까 걱정이 될 정도였다.
김동현은 떨어진 체력을 영리한 경기 운영으로 커버했다.
3라운드가 시작되자 중반까지 힘을 세이브하면서 맷 브라운이 원하는 타격기로 가는 척 하다가, 3분여가 넘어서면서 승부를 걸기시작, 4분이 지날 무렴에는 테이크 다운에 성공, 마침내 팔꿈치 가격에 성공해서 맷 브라운의 얼굴을 피투성이로 만든 후에 마지막 공 소리를 들었다.
만약 경기 운영능력이 뛰어나지 않았다면 경기를 망칠 뻔 했다.
두 번째는 타격기가 너무 단조로웠다.
김동현은 일본에서 활약을 할 때는 레프트 스트레이트로 재미를 보곤 했는데, 맷 브라운과의 경기에서도 레프트 스트레이트를 카운터 펀치로 삼았는데, 라이트 리드 잽이 없이 내뻗는 레프트 스트레이트는 맷 브라운으로 볼 때 뻔히 보이는 펀치였기 때문에 충분히 피할 수 있는 펀치였다.
김동현은 1라운드 시작부터 경기가 끝날 때 까지 레프트 스트레이트와 한 차례 레프트 어퍼컷트를 날렸지만 맷 브라운에게 충격을 준 펀치는 거의 없었다.
김동현은 레프트 스트레이트를 주 무기로 삼으려면 라이트 리드펀치를 자주 뻗는 훈련을 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
그러니까 라이트 잽이나 훅으로 상대를 현혹 시킨 후 상대가 흐트러 지거나 방심을 할 때 비장의 무기 레프트 스트레이트를 가격해야 상대방이 타격을 입을 것으로 보인다.
라이트와 레프트의 원투 콤비네이션 펀치까지 익히면 더욱 좋다.
마지막으로 경기운영의 묘, 즉 임기응변을 더 길러야 한다.
김동현을 상대한 맷 브라운은 김동현의 유도 기술을 미리 알고 나와 충분히 대비를 했는데도 불구하고 김동현은 시종일과 유도 기술을 활용해서 맷 브라운을 테이크 다운시키려 했었다.
상대 선수가 대비를 하고 나왔다고 판단이 되면, 다른 기술을 걸어야 하는데, 김동현은 그렇지가 못했다.
같은 유도 기술이라도 밭다리 후리기라든지, 발뒤축 걸기나 베이징 올림픽에서 최민호 선수가 결승전에서 했었던 다리들어 매치기 같은 맷 브라운이 대비하지 않았던 기술을 활용했다면 좀 더 효율적으로 경기를 이끌었을 것이다.
김동현은 맷 브라운에 2대1로 신승(辛勝)을 거둔 후 공개 인터뷰에서“지는 것보다 더 싫은게 판정승부인데, 오늘 판정승을 거뒀다. 내가 많이 부족했기 때문인데 다음에는 더 좋은 모습으로 찾아뵙겠다”고 말했다.
김동현은 체력을 더 기르고, 타격 기를 더 익히고, 경기 운영능력의 묘를 기한 다면 다음에는 더 좋은 경기를 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스포츠 꽁트; 맷 브라운에게 기분 좋은 판정승을 거뒀다.
김동현 ; 난 판정승부가 지는 것 보다 더 싫다.
스포츠 꽁트; 화끈한 승부를 원한다는 소리를 들리는데.
김동현 ; 그렇다. 복싱의 최요삼이나 김득구 선배처럼 화끈한 승부를 하다 죽어도 원이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