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7천만원짜리 세입자가 16억 땅 매입?

李부총리 땅매입 트럭기사 15억 대출과정 의혹<br>대출상담때 지점장에 `이부총리 부인' 언급부인<br>처남명의 고창땅 20만평 특구지정도 논란

이헌재 경제부총리겸 재경부장관의 부인 진모(61)씨로 부터 광주시 초월면 일대 전답 5천800평을 16억6천만원에 사들인 사람은 덤프트럭을 몰던 차모(38)씨로, 차씨는 금융기관으로 부터 15억원을 대출받아 땅값을 지급한 것으로 3일 밝혀졌다. 특히 차씨는 신청 하루만에 본점의 대출승인을 받은 것으로 알려져 대출과정에 의혹이 일고있다. 차씨는 땅매입당시 덤프트럭을 몰았고 동생 명의의 7천만원짜리 전세아파트에 사는 것으로 드러나 월 700만원이 넘는 이자는 물론 원금상환 능력이 의문시되는데도 이같은 거액대출이 신속하게 이뤄져 의혹을 더하고 있다. 이런 점때문에 차씨가 실제 매수인인지 여부가 의문시되고 있다. 차씨는 진씨와의 매매계약서상 잔금 청산일인 지난해 3월29일 성남시 모 금융기관 지점에 이 땅의 감정평가서(26억원)를 담보로 15억원의 대출을 신청했으며 그 다음날 이 금융기관 본점에서 대출승인이 떨어진 것으로 확인됐다. 더욱이 본점에 올라온 대출관련서류에는 소득증명원 등 대출금 상환능력을 입증할 근거자료가 첨부돼있지 않았던 것으로 파악됐다. 3억원이 넘는 대출인 경우 본점에서 대출심사위원회가 열려 대출결정이 내려진다고 은행 관계자는 밝혔다. 차씨는 같은해 4월 6일 대출금을 받아 진씨 땅의 등기를 이전했으며 대출이 한두달 늦춰졌다면 광주시가 투기지역으로 분류(5월25일)돼 진씨는 실거래가로 세금을 납부해야 할 처지였다. 이에 대해 차씨가 대출받은 금융기관 관계자는 "담보대출은 상환능력의 여부로 판단하는 것이 아니기 때문에 대출과정의 특혜는 없었다"며 "차씨가 산 땅은 감정평가액이 26억원이라 대출이자가 연체돼 법원 경매로 넘어가더라도 금융기관의 손해는 없다"고 해명했다. 차씨도 이날 연합뉴스 기자와 만나 "16억6천만원에 땅을 매입했는 데 15억원은 은행에서 대출 받았다"며 "덤프트럭을 몰다 지난해 여름부터 공사현장의 덤프트럭배차일을 하는 데 어느정도 수입이 되고 10년간 트럭몰면서 모아둔 돈도 좀 있어 대출이자는 충분히 갚을 수 있다"고 주장했다. 차씨는 "덤프트럭으로 광주 일대 공사장을 많이 다녀 진씨로 부터 사들인 초월면 전답(5천800평)이 투자가치가 있다고 판단했다"며 "재테크에 관심이 많아 선.후배들에게 좋은 땅이 나오면 연락을 해 달라고 했고 마침 아는 부동산업소에서 진씨땅 매입을 알선해 사게 됐다"고 말했다. 그는 "진씨와는 부동산사무소에서 처음 만났고 언론보도가 있기 전까지 진씨의신분을 알지 못했다"고 주장했다. 차씨는 그러나 대출시점(4월6일)과 관련해 지난해 2월19일 진씨와 지점장, 부동산업자 등 4명이 대출 금융기관에서 만나 계약과 함께 대출금을 받았다며 금융기관과 엇갈린 주장을 했다. 또 해당 금융기관 관계자는 "차씨가 대출상담을 하면서 '진씨가 이 부총리의 부인이다'고 말했다는 지점장의 얘기를 들었다"고 밝혀 대출과정이 석연치 않았음을드러냈다. 한편 이 경제부총리가 위원장을 맡고있는 정부지역특구위원회가 지난해 12월30일 열린 제1회 지역특구위원회에서 부인 진씨명의의 밭과 임야 3만3천여평, 처남의땅 17만여평이 포함돼있는 전북 고창군 공음면 일대(207만평)를 청보리및 메밀밭 조성을 위한 경관농업특구로 지정, 특혜 논란이 일고 있다. 이 특구에는 국비 23억원, 도비 20억원, 군비 42억원등 115억원의 사업비가 투입되는 것은 물론 농지위탁경영등이 가능하도록 규제가 완화돼 토지의 부가가치가오르게된다고 부동산업자들은 말했다. 이 부총리의 처남은 선친으로 부터 이 땅을 물려받아 보리농사등을 지으며 학원농장을 운영해왔으며 지난해 30여만명의 관광객이 다녀간 것으로 알려졌다. (광주=연합뉴스) 최찬흥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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