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경련 차기회장 4파전 전망 후보에 조석래·김승연·조양호·박삼구회장 누가 선출 될지는 안갯속…현재현 회장도 거론 이규진 기자 sky@sed.co.kr 김호정 기자 gadgety@sed.co.kr 김상용 기자 kimi@sed.co.kr “(차기 회장을 선출하는 작업은) 안개 속을 가게 될 것입니다.” (이준용 대림그룹 회장) 표류를 거듭하며 난파 위기에 몰린 전경련호(號)의 새 선장은 누가 될까. 강신호 전국경제인연합회 회장의 갑작스러운 연임 고사로 재계는 되도록 빨리 새 회장을 추대, 구심점을 찾아야 하는 절박한 상황에 처했다. 회장단에서 회장이 나오던 전례에 비춰 강 회장과 조건호 상근 부회장을 제외한 19명 회장단에서 4~5명 가량의 후보군을 압축할 수 있지만 과연 누가 낙점을 받을지는 오리무중이다. 차기 회장은 재계의 혁신 요구를 수렴, 전경련의 개혁을 이끌어야 한다. 동시에 반기업정책에 맞서 재계의 이해를 뚜렷하게 대변, 유명무실한 전경련에 실망해온 재계의 불만을 일소해야 한다. 그렇지 않을 경우 김준기 동부 회장처럼 전경련에 등을 돌리는 회장이 또 나올 수 있다. 존립위기를 맞고 있는 전경련을 일신하고 재계의 상이한 입장을 통합할 수 있는 인물이 필요한 시점인 것이다. 이 같은 상황에도 불구, 재계는 쉽사리 차기 회장에 대한 ‘컨센서스’를 내놓지 못할 것으로 보인다. 개별적으로 보면 회장직을 수행하기 어려운 여건에 처해 있거나 재계의 복잡한 역학관계상 만장일치의 추대를 받기가 수월하지 않은 속사정이 있다는 것. 재계 1위 그룹을 이끌고 있는 이건희 삼성 회장이 스스로 나선다면 재계에서 반대할 사람은 없다. 문제는 이 회장이 이를 강력히 거부하고 있는 것. 이 회장을 빼면 차기 회장 후보군으로 조석래 효성 회장, 김승연 한화 회장, 조양호 한진그룹 회장, 박삼구 금호아시아나 회장, 현재현 동양 회장 등이 꼽힌다. 재계 경력으로 보면 조석래 회장은 강 회장 바로 다음의 연장자여서 유력한 차기 회장으로 거론돼왔다. 한미재계회의 등 대외 활동도 왕성하다. 단 조 회장은 재계의 지지가 약한 게 단점으로 꼽히고 있다. 삼성과의 껄끄러운 관계, 장인인 송인상 전경련 고문의 완강한 만류 등도 변수다. 김승연ㆍ조양호ㆍ박삼구 회장은 연배로 보면 중간 그룹에 속한다. 고 정주영ㆍ고 최종현ㆍ김우중 전 회장 등에 비해 상대적으로 젊은 세대라는 점에서 변화가 필요한 전경련에 새 바람을 불어넣을 수 있는 세대교체의 기수로 꼽힌다. 이 가운데 김 회장은 지난해 9월 3년 만에 전경련 회장단 회의에 나와 “전경련에 노조를 만들어야겠다”며 우회적으로 전경련 혁신을 주장하기도 했다. 한화그룹의 한 고위관계자는 이에 대해 “김 회장은 현재 그룹 체질을 글로벌 기업으로 바꾸는 데 전력을 기울이고 있어 시간이 없다고 말한 바 있다”고 전했다. 박 회장 역시 대우건설을 인수해 그룹 전열을 정비해야 한다는 점에서 여력이 없기는 마찬가지다. 하지만 재계 일각에서 “박 회장이 참여정부 들어 성장세를 이어왔고 활달한 성격까지 겸비해 차기 회장으로 유력한 게 아니냐”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50대의 조양호 회장도 젊다는 점에서 전경련의 개혁을 이끌고 재계의 목소리를 대변할 수 있는 인물로 인정받고 있다. 그러나 그룹 정비 문제 등 산적한 과제들이 만만치 않아 전경련 회장직을 흔쾌히 수락할지는 미지수다. 올들어 구조조정을 마무리짓고 한일합섬을 인수하는 등 ‘제2의 창업’에 나서고 있는 동양그룹의 현 회장도 물망에 오르고 있다. 동양그룹의 한 관계자는 “그동안 추진해온 구조조정을 끝내고 한일합섬 인수를 통해 성장동력을 찾은 만큼 이제는 그룹 일에만 매달리겠다는 게 현 회장 방침”이라며 가능성을 부인했다. 현재의 모습은 차기 전경련 회장이 누가 될 것인가 윤곽조차 잡기 힘든 짙은 안개 바다의 한가운데다. 입력시간 : 2007/02/07 17:3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