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 · 금융

[주가 900P돌파] 유동성에 실적호전 겹쳐 활황지속

종합주가지수가 기관들의 프로그램 매수세에 힘입어 마침내 900포인트를 넘어섰다. 이는 연중최고이며 지난 96년6월8일 이후 2년만에 최고치이다.이에 따라 조만간 지수가 다시 1,000포인트를 돌파할 것이라는 기대감으로 투자자들이 흥분하고 있다. 일부 증권전문가들은 연내 최고 지수를 1,200~1,300포인트까지 내다보고 있다. ◇지수 상승배경=증시활황의 가장 큰 배경은 금리하락에 따른 풍부한 유동성을 꼽고 있다. 시중실세금리는 정부의 의지에 따라 역사상 처음으로 한자릿수를 보이고 있다. 회사채 금리는 8%대, 콜금리는 4%대에 머물고 있다. 시중에 돈은 많지만 돈을 쓰겠다는 기업들이 없기 때문이다. 은행들이 예금을 마다하는 초유의 상황이 벌어지면서 거대한 뭉칫돈들이 마땅히 들어앉을 곳이 없다. 이로인해 고금리에 길들여진 시중부동자금은 속속 증시로 유입되면서 주식 매수세가 확대되고 있는 것이다. 고객예탁금이 25일 현재 8조7,097억원에 달하고 주식형 수익증권 판매액이 28조9,582억원에 달하고 있다. 핵심매수세력인 투신권의 자금줄인 주식형 수익증권은 올들어서만 무려 20조원 이상 급증했다. 이와함께 특별한 대내외 악재가 없는 것도 증시활황을 유도하고 있다. 미국의 금리인상도 예상대로 0.25%에 불과할 전망이고 유상증자 물량도 풍부한 유동성으로 무리없이 소화해내고 있다. 미국의 금리인상 수준은 이미 주가에 반영된 상태이다. 미국의 금리인상은 곧 세계 경제의 안착을 의미하는 것으로 오히려 장기적으로는 호재라는 분석도 있다. 미국금리 인상 분위기에 불구하고 최근 나타난 엔화 강세도 우리 증시에 안정감을 더해주고 있다. 대우증권의 이종우(李鍾雨)연구위원은 『이머징마켓의 외환위기가 진정되는등 해외요인이 호전되고 있고 간접투자자금의 지속유입, 예상이외의 경기회복 가속화 및 이에 따른 기업들의 실적호전이 지수상승을 이끌고 있다』고 분석했다. 900선 돌파때까지가 풍부한 유동성을 바탕으로한 금융장세였다면 900선 이후 펼쳐지는 고공행진은 실적장세라는데 전문가들 사이에 이견이 없다. 대우증권이 분석한 12월 결산법인의 올해 자기자본이익률(ROE)이 4월말 현재로 8.5%에 달해 사상 처음으로 금리보다 높은 수준을 나타냈다. 특히 올 상반기 실적을 분석한 자료에 따르면 국내 상장기업들은 올해중 사상최대의 이익을 낼 것으로 추정했다. 정유, 운송장비, 기계, 도소매업등의 경상이익이 100% 이상 늘어날 것으로 분석됐다. 한국전력은 8,500억원, 포항제철 8,140억원, 삼성전자 6,510억원등 예상보다 많은 경상이익을 기록한 것으로 조사됐다. 사상최저의 금리수준아래 사상최고의 기업실적은 사상최고의 주가지수를 동반하지 않을수 없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설명이다. 이제 하반기에는 금융장세와 실적장세가 상호 상승작용을 일으킬 가능성이 보인다는 것이다. ◇향후 장세 전망=증권전문가들은 빠르면 내달중에 1,000포인트 돌파가 가능하다는 의견을 제시하고 있다. 시간이 문제라는 시각이다. 현대증권은 더 나아가 하반기에는 1,200~1,300포인트대까지 상승할 가능성이 있다고 전망했다. 시간이 갈수록 연내 예상주가지수가 높아가고 있는 추세이다. 금리의 안정과 함께 풍부한 유동성, 좋아만지는 기업실적 등 삼박자가 착착 맞아 들면서 주가를 올리고 있다. 이와함께 유상증자물량도 6월을 고비로 큰 산을 넘어 수급불안이 완화될 것이라는 전망도 지수의 지속적인 상승을 예상케 하고 있다. 기업실적과도 연결되는 국내경기의 빠른 회복세도 호재이다. 하지만 이에 대한 반론도 만만치 않다. 외국인들의 매도세가 걸림돌로 작용할 것이라는 주장이 제기되고 있다. WI카증권의 김기태(金基泰)이사는 『미국의 금리 추가인상 가능성과 함께 구조조정 미흡, 단기급등이 부담으로 작용해 외국인들이 이익실현물을 대거 쏟아낼 것이다』고 전망했다. 그는 특히 지수 900포인트 돌파는 한국경제 펀더맨탈으로 볼 때 버블이라는 시각을 갖고 있다고 덧붙였다. 이달들어 외국인들의 순매도규모가 6,000억원을 넘어서고 있다. 이와함께 내달중 포철의 산업은행 지분 8%(1조2,000억원)매각과 함께 7조원을 넘는 6월중 유상증자 물량이 내달에 집중 상장될 경우 단기적인 수급불안을 유발할 것이라는 우려도 있다. 또 8월에는 담배인삼공사의 국내 공모 및 해외 주식예탁증서(DR)발행으로 1조6,300억원의 공급요인도 부담이라는 지적이다. 이밖에 우리사주조합의 의무보유기간의 단축에 따른 이익실현물도 시장에 쏟아질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또 경기회복 가속화로 인해 금리상승 가능성도 유동성장세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이라는 지적이다. 한국경제의 냄비경제체질을 고려할때 한번 설비투자가 불붙으면 겉잡을수 없는 속도로 자금수요가 늘어나고 이럴 경우 증시의 거품이 빠지는 계기가 될 소지가 있다. 풍부한 시중 유동성이 하반기에 인플레이션을 일으킬 경우에도 증시에는 타격이 예상된다. 하지만 이같은 부정적인 측면에도 불구하고 증시가 대세상승세를 보일 것이라는 것이 다수 의견이다. 연내 주가 4자리수 진입전망에 많은 전문가가 동의하고 있다. /이정배 기자 LJBS@SE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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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정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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