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기업천국을 만들자] 네덜란드 '폴더모델'

80년대초 '2등국 전락' 위기 극복'향후 5년간 기업하기 가장 좋은 나라, 세계 500대 기업안에 14개가 포함된 나라, 국민소득 2만달러이상의 부유한 나라' 네덜란드 이야기다. 이 나라는 20년전만해도 이런 모습이 아니었다. 1, 2차 오일쇼크를 거치면서 81~82년 연속 마이너스 성장에 물가상승률이 6%가 넘는 심각한 스태그플레이션에 직면하는 경제위기를 겪었다. 당시 기업들은 연쇄도산으로 매달 1만명의 실업자가 발생했고 근로자들의 인금인상 요구로 파업은 끊이질 않았다. 이같은 위기에서 벗어나게한 원동력이 바로 지난 82년 국민적 합의에 의해 도출한 '폴더(Polder)모델'. 폴더란 바다를 메워 만든 평지라는 뜻으로 13세기이래 전국토의 20%이상을 간척했던 국민적 화합과 협력을 상기시키는 의미도 지니고 있다. 이 모델이 우리에게 시사점을 주는 점은 노사정 합의에 의해 이뤄졌다는 것이다. '2류국가 전락'이라는 위기감에 휩싸옇던 당시 정부는 1%의 임금인상을 억제하면 매년 10만명의 신규 고용효과를 거둘 수 있다고 노사를 설득했다. 사용자측은 노동시간 5% 단축을 통한 추가고용, 사회보장 골격유지를 받아들였고 노조도 임금인상 자제, 임금과 물가의 연동제 실시를 2년간 유보하는데 합의했다. 이 합의이후 노사관계의 초점은 '임금인상'이 아닌 '고용유지'로 바뀌었고 이를 통해 26만5,000개의 새로운 일자리를 만들어냈다. 이는 곧 90년대 들어 EU(유럽연합)국가들보다 매년 1%포인트 높은 3~4%대의 경제성장률을 달성하는 결과로 이어졌다. 노동시장의 유연성이 높아지면서 실업률(지난해 3.5%)은 오히려 떨어졌다. 기업의 투자수익률도 82년 5%에서 95년 17%로 높아졌다. 실업문제를 해결하면서 경제도 성장하는 일석이조의 성과를 거둔 것이다. 유럽특유의 사회복지제도의 근간을 유지하면서도 노사간 양보로 고질적인 실업을 해결하고 경제재도약의 발판을 마련한 폴더모델은 경제위기로 어려움을 겪고있는 우리에게 많은 시사점을 주고있다. 고진갑기자

관련기사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더보기
더보기





top버튼
팝업창 닫기
글자크기 설정
팝업창 닫기
공유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