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미,자신감… 달러고 계속될 듯/달러화 급등 배경과 전망

◎일,자국내 경기회복 노려 절하유도/산업구조 미중심 첨단화 재편 전망달러화가 마침내 1백20엔을 넘어섰다. 근 4년만이다. 「달러당 1백20엔」은 24일 상오까지만해도 누구도 짐작치 못했다. 물론 경제논리상으로는 넘는게 당연했다. 일본의 경기부진과 미국경제의 7년째 호황을 비교하면 더욱 그러하다. 그러나 1백20엔 돌파는 경제논리대로 되는게 아니었다. 1백20엔은 미일 양국의 금융·산업, 특히 미 자동차업계에는 그야말로 「고통선」에 비유된다. 수출채산성때문이다. 일본 역시 마찬가지다. 닛케이주가는 새해들어 하루가 다르게 폭락하고 있다. 일본중앙은행으로서는 주가회복을 위해 보유중인 달러를 매각, 엔화를 강세로 반전시켜야 한다. 인플레 압력도 도사리고 있다. 1백20엔은 그만큼 양측에 강력한 「심리적 지지선」이었다. 그러나 24일 버팀목은 무너졌다. 그것도 일본측 관리에 의해서. 이날 일본관리는 연이어 「엔화약세」를 용인하는 발언을 했다. 일본측이 최근까지도 환율에 대해 침묵을 지켜왔던 점을 생각하면 너무 이례적이다. 경제기획청(EPA)의 누카야 신페이 차관은 이날 『달러화 강세가 아직까지 일본측에 별다른 해를 끼치지는 않고 있다』고 말했다. 일본 국가경제의 큰 틀을 짜내는 기획청의 책임자가 엔화 약세를 인정하고 현정책을 유지할 것을 비춘 것이다. 중앙은행측도 한몫했다. 중앙은행의 한 관리는 『과거의 엔저가 일본경제 회복에 도움을 줬다』고 발언했다. 적어도 당분간은 달러강세 정책을 밀고나가겠다는 것을 의미한다. 그럼 일본정부가 엔화의 수직낙하를 이처럼 방치하는 근거는 무엇일까. 이유는 간단하다. 일본경제가 좀체 회복될 기미를 보이지 않기 때문이다. 1년 넘게 초저금리(재할금리 0.5%)를 지속중임에도 말이다. 일본은 결국 「인플레와 주가하락」의 부담을 「경기회복」이라는 대명제를 위해 뒷전으로 미뤄둔 것이다. 일본측의 이같은 태도는 달러화가 「나홀로 질주」 시대를 열 것임을 암시한다. 미국의 일부전문가들 사이에서는 자국 기업들이 이제 달러강세를 견딜만큼 경쟁력을 갖췄다고 자부한다. 특히 산업구조가 점차 하이테크 중심으로 바뀌고 있다는데 주목한다. 하이테크 산업은 미국의 최대 자랑거리다. 웬만한 달러강세도 미국의 호황을 가로막지는 못할 것이라는 자신감이다. 최근엔 고달러를 지탱해주는 또다른 요인이 나타났다. 내달 4일로 예정된 연준리(FRB) 정기회의. 당초 전문가들은 FRB의 금리인상이 희박한 것으로 판단했다. 그러나 상황이 돌변했다. 지난 21일 앨런 그린스펀총재의 우려되로 임금인상 압력과 실업률 저하로 인플레 우려가 높아진 것이다. 이때부터 금리인상이 유력하게 검토되기 시작했다. 미국의 금리인상은 달러화 상승에 최대 호재다. 미일 금리차가 그만큼 확대되기 때문이다. 『1백20엔대가 내주초까지만 지속되면 1백25엔대 돌파도 가능할 것』(퍼스트시카고은 외환딜러 제임스 어네스토)이라는 전망이 설득력을 지니는 것도 이런 상황에서다.<김영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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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영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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