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620~630이 “변곡점”

주식 시장이 전 주말 미 증시 급락에도 불구하고 비교적 선방했지만 관망심리는 극에 달했다. 특히 거래량은 5억주에도 미치지 못하는 등 투자자들이 극도로 거래를 자제하는 모습이었다. 이로 인해 시장의 변동성도 크게 줄어들었다. 종합주가지수는 20일 전 주말보다 1.96포인트(0.31%) 떨어진 634.50포인트로 마감했다. 나스닥지수가 지난 주말 3% 넘게 떨어지며 1,400포인트가 무너진 것을 감안하면 낙폭이 의외로 작았다. 하루 변동폭도 8.5포인트에 불과했다. 전문가들은 프로그램 매수세로 지수가 소폭 하락했지만 매수주체마다 가능한 매매를 자제해 거래량은 크게 줄어들었다고 분석했다. 또 종합주가지수 620~630선 지지여부가 단기흐름을 좌우하는 변곡점이 될 것으로 내다봤다. 이 지수대가 지지된다면 지난해 말 이후 세 번에 걸친 저점의 지지력이 확인되기 때문에 종합주가지수가 본격적인 반등권에 진입할 수도 있다는 분석이다. 하지만 이 지수대를 밑돌 경우 종합주가지수는 지난해 10월의 저점 580선 안팎에서 지지력을 확인 받는 조정과정이 불가피할 것으로 내다봤다. 전문가들은 프로그램 매물부담이 줄어든 것이 장세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치겠지만 외국인과 기관들이 관망세로 돌아선 데다 고객예탁금도 낮은 수준을 유지하는 등 시장을 주도할 세력이 없다는 게 반등장세의 걸림돌이 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따라서 향후 장세는 이라크전쟁과 북핵문제의 진전여부와 국내외 기업의 1분기 실적전망, 정부의 정책적인 대응 등에 따라 시장이 방향성을 모색할 것으로 보인다. ◇변곡점에 다다른 종합주가지수=이날 증시는 630선을 축으로 치열한 매매공방을 벌였다. 이 지수대는 지난해 12월30일(627.55포인트)와 지난 10일(628.36포인트) 두 차례에 걸쳐 바닥을 확인한 지수대였다. 따라서 이 지수대의 지지여부가 향후 장세의 흐름을 파악하는 중요한 분기점이 될 것으로 보인다. 특히 종합주가지수는 기술적인 분석상 전형적인 `삼각패넌트(깃대)형`의 모습을 완성하는 단계에 이르렀다. 종합주가지수 고점은 지난해 12월3일 726포인트부터 12월20일 709포인트, 지난 6일 666포인트, 16일 648포인트를 거치면서 꾸준히 낮아지고 있지만 저점은 지난해에 이어 3번째 630선 안팎에서 저점을 형성했기 때문에 전형적인 삼각 깃대의 꼭지점에 다다른 모양이다. 유승민 삼성증권 애널리스트는 “패넌트형 패턴의 꼭지점에 이르면 종합주가지수가 위 또는 아래로 강하게 방향성을 잡아 움직일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전형적인 분기점에 다다랐다는 이야기다. ◇매수주체 부재 속 거래량 바닥국면=이 같은 상황을 반영하듯 주요 투자주체의 관망세도 심화되고 있다. 외국인의 경우 순매수와 순매도를 반복하고 있지만 그 규모는 지난 16일 이후 91억원 매수에 이어 17일 412억원 매수, 18일에는 350여억원 매도로 뚜렷한 관망세를 보여주고 있다. 옵션만기일 이후 프로그램 매매의 영향력도 현격히 줄어들고 있다. 매수차익거래 잔액은 바닥권을 맴돌고 있고 프로그램 매매규모 역시 2,000억원대를 맴돌아 올해 하루평균 프로그램 매매금액은 3,097억원을 크게 밑돌고 있다. 프로그램 매매는 지난 16일 2,259억원, 17일 2,141억원에 이어 이날에는 1,413억원으로 줄어들었다. 최근 프로그램 매매에 의존하고 있는 기관들의 매매도 그만큼 줄어들었다는 이야기다. ◇방향성 결정되면 단기흐름에 편승해야=전문가들은 증시가 630선에서 횡보하고 있지만 재료가 터질 때마다 민감하게 반응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이라크와 북핵 문제에서 새로운 변수가 나오거나 월요일 휴장을 거친 뒤의 미 증시 흐름과 경제지표, 실적발표 등이 재료로 부상할 수도 있다. 재료가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경우 지수의 반등폭이 커질 수 있으며 반대의 경우 620선이 깨지면서 다시 한번 580선을 테스트하는 국면이 불가피할 것이란 게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류용석 현대증권 애널리스트는 “정부가 소비심리 위축을 방어하기 위한 정책적 대응에 나서고 있는 점은 긍정적이지만 시장상황이 여전히 불확실한 만큼 시장의 방향성이 결정될 때까지 적극적인 매매를 자제하는 것이 좋을 듯하다”고 말했다. 이윤학 LG투자증권 애널리스트는 “변곡점에 다다른 증시가 오르면 최대 695포인트까지 상승할 수 있지만 최악의 경우 575포인트까지 빠질 수도 있다”고 말했다. <조영훈기자 dubbcho@se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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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영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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