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의 장기금리가 국내 금리보다 높은 ‘장기금리 역전현상’이 이어지면서 보험료를 달러로 받는 보험상품 개발경쟁이 벌어지고 있다. 부유층들이 뭉칫돈을 금리가 조금이라도 높은 달러표시 금융상품으로 유치하기 위한 전략이다.
7일 생보업계에 따르면 미국 장기금리가 상승세를 이어가면서 국내 장기금리보다 높아지자 생보사들이 ‘달러보험 상품’ 개발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하나생명은 보험료를 달러로 받는 연금보험인 ‘세이프 연금보험Ⅱ’를 개발, 오는 20일부터 판매한다. 이 상품은 5년ㆍ7년ㆍ10년 등 약정기간 동안에는 확정금리를 지급하며, 특히 10년 약정 상품의 경우 4%가 넘는 고금리를 지급한다.
하나생명의 한 관계자는 “국내 장기금리가 3.8%대에 머물고 있는 반면 미국 장기채 금리는 4.2% 안팎에 달해 0.35%포인트 안팎의 금리격차가 난다”며 “이에 따라 보험료를 달러로 받아 미국 장기채나 우량회사채에 투자하는 상품은 계약자들에게 보다 높은 수익을 제시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SH&C생명도 연내 달러보험을 개발, 판매에 나설 계획이다. 특히 SH&C생명은 보험료를 유로화 등으로 받는 상품 개발도 검토하고 있다. 생보업계 관계자들은 한미 장기금리의 역전현상이 앞으로도 지속될 경우 달러보험을 판매하는 보험사가 더욱 늘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이에 앞서 지난해 9월 방카슈랑스 도입과 함께 달러보험 판매를 시작한 AIG생명은 ‘스타연금II’ 한 상품만으로 지난 8월까지 1년 동안 1,480억원 가량의 보험료 수입을 올렸다.
이 상품은 보험료가 투자된 채권 값이 떨어진 시점에서 계약자가 해약할 경우 투자손실을 계약자가 받는 해약환급금에 전가한다는 단점에도 불구하고 10년 동안 4%(10월 현재 10년 약정금리 4.05%) 이상의 금리를 확정지급하는 이점 때문에 큰 인기를 끌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