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고법 형사5부(안영진 부장판사)는 도박 빚을 따지는 아내를 살해한 뒤 어린 아들까지 죽인 혐의로 기소된 김모(43)씨에게 1심과 같이 무기징역을 선고했다고 10일 밝혔다.
재판부는 "김씨가 10여년간 도박에 빠져있는 동안 순종적으로 뒷바라지해온 아내와 14세에 불과한 아들을 무참히 살해하고 시체를 강원도 영월군의 한 계곡에 유기한 사실이 인정된다"고 밝혔다.
또 "피고인은 가족들을 죽인 뒤 자신도 같이 자살하려고 했다고 주장하지만, 피해자들의 실종 처리를 의도하고 자신의 범행을 은폐하기 위해 시체를 숨긴 것으로 보인다"고 덧붙였다.
이어 “도박빚에 몰려 자살을 결심하던 중 비교적 우발적으로 이뤄진 범행으로 보이고 김씨가 잘못을 뉘우치고 있어 사형을 집행할 정도에 이르렀다고 보긴 어렵다”고 설명했다.
김씨는 지난해 2월 밥을 차려달라고 했다가 평소 순종적이던 아내로부터 `지금 밥 먹을 정신이 있느냐'는 타박을 듣게 되자 극도로 흥분해 아내와 아들을 목 졸라 살해했다.
당시 김씨는 10여년 동안 가족들 몰래 손을 대온 도박 때문에 4억원의 빚을 진 상태였다. 이후 김씨는 살인과 사체은닉 혐의로 기소돼 1심에서 무기징역을 선고받았고 검찰은 `잔인한 범행 수법 등에 비춰 사형이 선고돼야 한다'며 항소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