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권 이젠 이미지 개선 광고戰
우리, ‘은행=디지털’ 메시지 소비자에 전달국민, 대한민국 금융선도 이미지 표현 주력신한, 영화배우 안성기 금융권 첫 모델 기용하나, 스포츠 소재 ‘혁신 시리즈’ 내보내외환, 자이툰이어 자체 제작 홍보영화 방영
김정곤 기자 mckids@sed.co.kr
사상 최대순이익을 거두고 있는 은행들이 두둑해진 주머니를 바탕으로 기업 이미지 개선을 위한 ‘광고 전쟁’에 돌입했다. 최근 시중 은행들은 TV 및 인쇄 광고를 통해 대대적인 이미지 개선 광고를 내보내는 것은 물론 자체 홍보 영화를 제작하기도 한다. 날이 갈수록 치열해지는 영업 전쟁을 이미지 개선 광고를 통해 돌파해보려는 전략이다. 광고를 통해 보다 고객에 가깝고 친숙한 은행이라는 이미지를 심어 우량 고객을 적극적으로 유치하겠다는 것이다.
9일 금융권에 따르면 우리은행은 지난 1일부터 TV를 통해 대대적인 이미지 광고를 내보내고 있다. 우리은행이 TV광고에 나선 것은 3년 여 만이다. 우리은행의 광고는 ‘은행은 디지털이다’라는 메시지를 전달하고 있다. 어둠이 짙게 깔린 도시의 한 복판. 우리은행만이 환하게 불빛을 밝힌 가운데 건너편 창가에는 한 청년이 인터넷뱅킹을 하고 있다. 청년이 노트북을 열고 닫는 동작을 반복하는 사이 역시 창문 너머로 보이는 우리은행의 셔터가 오르내림을 반복하는 모습을 보여준다. 우리은행의 인터넷뱅킹은 24시간 사용할 수 있다는 메시지를 암시하고 있는 셈이다.
이번 광고를 담당했던 류일 우리은행 홍보팀 부부장은 “우리은행의 로고와 파란색 이미지 등 한가지 장면을 반복적으로 단순하게 전달함으로써 메시지 전달 효과를 극대화 시키고자 했다”며 “디지털 시대에서도 한국금융을 대표하는 토종 대표은행으로서 우리은행의 자신감과 의지를 제대로 보여줄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
국민은행 역시 2년 만인 지난 6월부터 TV광고 ‘신호등 편’을 선보이고 있다. 이 광고는 국민은행이 단순히 규모가 큰 은행이 아니라 고객이 진정으로 원하는 길을 찾아 방향을 제시할 수 있는 지혜로운 은행으로써 대한민국 금융을 이끌어 간다는 것을 표현하고 있다.
브랜드 슬로건으로 사용한 ‘미래를 여는 지혜’는 고객 및 직원 설문조사를 통해 설정된 것으로 고객을 위한 은행, 질적 경쟁력을 갖춘 은행으로 거듭나겠다는 강정원 행장의 강력한 의지가 반영돼 있다. 배경이 된 밀밭을 찾아 미국 오클라호마까지 가서 촬영했으며, 밀밭의 흔들림을 표현하기 위해서 헬리콥터를 동원하기도 했다. 국민은행은 변화 의지를 대외적으로 밝히는 티저 광고 형식의 후속 광고캠페인을 준비 중이며 10월 중 런칭을 목표로 하고 있다.
신한은행은 고객들에게 대중적이면서도 고급스러운 은행으로 다가간다는 전략에 따라 이미지 광고를 내보내고 있다. 특히 광고주를 직접 고르는 등 광고계에서도 까다롭기로 소문난 영화배우 안성기씨를 금융권에서는 처음으로 기용함으로써 은행 이미지개선에 효과를 톡톡히 보고 있다.
현재 가정에 있어 가장 큰 성공은 행복이라는 컨셉 하에 ‘부녀편’과 ‘모자편’의 두 편의 TV광고를 동시에 방영하고 있으며 가족간의 대화를 통해 ‘신한장기모기지론’과 ‘신한적립식펀드’를 자연스럽게 소개하는 전략을 사용하고 있다.
하나은행은 ‘파워 오브 이노베이션’이라는 광고 캠페인을 시리즈로 내보내고 있다. 이 광고는 ‘모두가 똑같은 바퀴로 달릴 때 처음으로 디스크 바퀴를 달았다. 앞서기 위해선 달라야 한다’는 메시지를 전달함으로써 금융의 격변기 때마다 다른 은행에 앞서서 혁신적인 길을 걸어온 하나은행의 이미지를 설명하고 있다. 앞으로도 고객의 편의를 우선하는 혁신적인 서비스와 혁신적인 영업 채널을 제공하겠다는 것을 고객에게 다짐하는 내용이다. 하나는 스포츠에서의 대표적인 혁신사례로서 육상과 수영, 싸이클을 모티브로 삼았다.
이라크 현지에 파견된 자이툰 부대의 광고 편으로 주목을 받았던 외환은행은 자체 제작한 홍보영화를 이날부터 방영하기 시작했다. 홍보영화는 ‘대한민국을 만날 때’, ‘세계를 만날 때’ 등 6편의 소주제로 나눠 총 12분간 진행된다. 독일에 수출역군으로 파견된 광부의 아들이 저명한 과학자로 성장하는 모습과 지난 1970~1980년대 중동ㆍ아프리카에 진출한 중소기업인의 성공스토리 등이 드라마 형식으로 전개된다.
외환은행은 이 광고를 통해 재외동포에 대한 서비스 제공과 해외 현지시장 개척 등에 있어 외환은행 만의 강점을 부각시키겠다는 전략을 가지고 있다. 즉 외환은행은 국가 경제에 이바지 하는 은행이라는 이미지를 고객에게 각인 시키겠다는 구상이다.
입력시간 : 2005/09/09 17:2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