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가 회복되고 있다는 진단이 이어지고 있다. 재정경제부는 “최근의 경기 회복세가 과거와 달리 저변이 넓고 그 기간도 길어질 것”이라며 자신감을 보였다. 경기진단에 신중했던 민간 연구소들도 성장률 전망치를 속속 상향 조정해 정부의 경기회복에 대한 자신감을 더해주고 있다.
지표로 보면 경기는 회복하는 기색이 뚜렷해 보인다. 소비와 설비투자가 크게 늘어나고 있고, ‘경제의 거울’이라는 주식시장도 견조한 상승세를 유지하고 있다. 설비투자용 자금수요도 늘어나고 있고 임금도 중소업체 중심으로 크게 증가하고 있다고 한다. 부동자금이 산업자금화하고 소득이 늘면서 소비가 탄력을 받는 양상이다. 경제의 선순환구조가 자리를 잡아가는 듯하다.
‘경제는 심리’라는 말이 있듯이 모처럼 살아나는 경기회복의 불씨를 계속 살려나가야 한다. 경제회복에 걸림돌이 되고 있는 환율과 금리, 물가의 안정을 위한 정책적 노력이 요구된다. 무엇보다 환율안정에 주력해야 한다. 원화강세는 물가안정 등 긍정적인 측면이 없는 것은 아니다. 그러나 원ㆍ엔 환율의 속락으로 수출기업들의 채산성이 갈수록 악화됨으로써 경쟁력을 상실하고 있다.
왜곡된 금리구조를 바로잡는 것도 시급하다. 금리는 당분간 계속 오를 것이라는 전망이 많다. 금리가 뛰면 개인소비와 기업투자가 위축돼 경기 회복세에 찬물을 끼얹는다. 최근의 금리 상승세는 자금수요가 크게 늘어난 때문이라기보다는 은행들의 왜곡된 자금운용과 과당경쟁에서 비롯된 측면이 강하다는 점이 문제다.
감독당국의 강력한 개선책 마련이 요구되는 시점이다. 물가도 복병이다. 지난 4월 원자재 및 중간재물가는 2.0% 올랐다. 수입물가도 2.3%나 뛰었다. 국제원자재 가격이 고공행진하면서 그 파장이 물가상승으로 이어지고 있는 것이다.
경기가 회복조짐을 보이고 있다고는 하지만 이처럼 복병도 많아 아직 확신을 갖기에는 이르다. 경제회복의 불씨를 살리느냐, 못하느냐는 금리ㆍ환율ㆍ물가 등 불안요인을 어떻게 안정적으로 관리하느냐에 달려 있다. 정부는 이번 경기국면이 폭 넓고 장기간 유지될 것이라는 진단이 계속 유효하도록 정책적 노력을 강화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