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3~4년쯤 됐을까. 서울의 한 삼겹살집에서 있었던 일이 기억난다.
고기를 맛있게 먹다가 보니 상추에서 벌레가 나와 종업원에게 항의를 했더니 아무렇지도 않은 듯이 “우리 집 쌈 야채는 유기농이라 가끔씩 벌레가 나와요”라고 대꾸하는 것이었다. 하지만 요즘은 시중 식당에서 이런 반응은 찾아보기 힘들다. 그만큼 소비자의 식품 위생에 관한 의식 수준이 높아진 것이다.
최근 몇 년간 우리 사회에 큰 파장을 일으켰던 주요 식품 관련 사건을 보면 지난 2004년에는 만두 파동, 지난해에는 김치의 기생충 검출, 양식어류의 말라카이드 검출 사건, 올해는 한 유명 단체급식 업체가 운영하는 학교급식에서 식품 위생 사건이 일어났다. 식품 위생과 관련한 사건은 대부분 유해물질을 함유한 식품의 문제나 단체급식의 위생 문제, 유통 업체의 판매 보관상의 안전 문제 등에 초점이 맞춰져 있다.
그러나 현실에서는 소비자가 구매한 식품을 어떻게 보관하느냐, 또는 어떻게 조리하느냐 역시 중요하다. 흔히 식중독이라 하면 음식점이나 할인점, 학교급식 등에서 제공되는 음식물이 주된 원인으로 생각하기 쉽지만 일상 생활에서는 부지불식간에 우리가 매일 먹고 있는 가정에서의 식사에서도 식중독이 많이 발생하고 있다.
일반적으로 가정에서 발생하는 식품 사고는 세계보건기구(WHO)가 권장하는 몇 가지 위생 관리 내용만 잘 지켜도 효과적으로 예방할 수 있다. 주요한 몇 가지만 소개하면 ▦조리된 식품은 즉시 먹을 것 ▦한번 조리된 식품은 철저히 재가열할 것 ▦날음식과 조리된 음식은 섞이지 않도록 할 것 등이다.
냉장고를 너무 과신하지 말고 알맞게 사용하는 것도 중요하다. 우선 냉장실의 온도는 섭씨 5도 이하로 유지하고 뜨거운 식품은 2시간 정도 식힌 후 냉장고에 보관해야 한다. 또한 익히지 않은 음식은 뚜껑을 덮어 냉장고 하단에, 조리된 음식은 냉장고 상단에 분리해 보관하는 것이 좋다. 마지막으로 냄새가 나는 식품(생선 등)은 냄새를 흡수하는 식품(우유ㆍ달갈ㆍ버터 등)과 분리, 저장하는 것이 위생적이다.
식품 위생은 나와 우리 가족의 건강과 직결되는 매우 중요한 문제이기 때문에 소비자들은 세심한 주의를 기울여 구입하고 보관해야 한다. 당장 오늘부터라도 식중독 우려가 높은 식품 구매는 자제하자. 또 식품을 살 때 제조일과 제조시간까지 체크하고 최소한 생선회를 샀다면 얼음 포장을 당당하게 요구하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