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앞으로 외국인 투자가들이 한국 주식을 공격적으로 사들이는 것을 기대하기는 어려울 것으로 보입니다. 하지만 외국인의 차익실현이 지속된다고 해도 한국 증시의 밸류에이션이 하락할 가능성은 크지 않습니다.” 샤오핑 관(사진) 크레디아그리콜애셋매니지먼트(CAAM) 홍콩 펀드매니저는 1일 서울경제신문과 단독 인터뷰를 갖고 “최근 외국인들의 순매도로 한국 증시에서 외국인 시가총액 비중이 40% 초반 수준으로 하락했지만 여전히 높은 상태”라면서 “40% 이하로 내려가는 것이 적정하다고 보여진다”고 말했다. 그는 특히 블루칩 주식의 경우 외국인 지분율이 50~80%에 달하고 있어 재벌들이 경영권 위협을 느낄 정도이며 이에 따라 재벌 기업들이 자사주 매입을 통해 지분을 확대할 가능성이 크다고 밝혔다. 그는 그러나 “외국인 지분율이 낮아진다 해도 주식시장의 밸류에이션 하락을 우려할 필요는 없을 것”이라면서 “과거 한국 증시에서 외국인 비중이 높아지면 트레일링 PER(과거 1년간의 실적을 기준으로 계산한 주가수익비율)가 낮아졌다가 외국인이 차익실현해 비중이 낮아지면 트레일링 PER가 높아지는 모습을 보였다”고 강조했다. 관 매니저는 “지난 두달간 외국인들이 한국 주식을 대거 판 이유는 그만큼 많이 올랐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현 상황에서 한국 증시의 적정 밸류에이션은 PER 10배, 자기자본이익률 15% 기준 주당순자산비율(PBR) 1.5배로 추가 상승여력이 높지 않다”고 말했다. 이와 함께 글로벌 금리인상 기조에 따른 불확실성이 커지면서 일부 헤지펀드들이 서둘러 이익을 확정하기 위해 주식을 팔았고, 연말이 다가오면서 내년 자산 재분배 작업을 준비하기 위해 한국 주식비중을 줄이는 것일 수도 있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중장기적으로 봤을 때는 PER 12배, 많게는 14배까지도 평가받을 수 있을 것으로 내다봤다. 그는 “한국은 고령화가 진행되면서 노후 대책을 위해 금융상품에 대한 수요가 높아지고 있으며 적립식 펀드 등을 통해 증시로 자금이 꾸준히 유입되고 있다”면서 “국내 개인들이 펀드 가입을 통해 기관화되면서 국내 기관의 매수여력을 높여줄 것”이라고 내다봤다. 한국 내 관심업종으로는 글로벌 금리 기조 등의 불확실성으로부터 상대적으로 영향을 덜 받는 금융, 내수소비재 및 서비스업종 등 내수 관련주를 꼽았다. 한국 내수경기가 바닥을 치고 점차 회복세를 보이고 있다는 측면에서도 내수주에 대해 비중확대를 해볼 만하다는 것. 또 인수합병(M&A)이나 기업결합ㆍ구조조정 등의 재료를 지닌 종목을 선호한다고 밝혔다. 그러나 관 매니저는 한국 증시에서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고 있는 정보기술(IT) 업종에 대해서는 조심스러운 입장을 보였다. “그는 내년 초 반도체 및 LCD 부문이 공급과잉에 따라 어려움을 겪을 것으로 보이기 때문에 조금 더 기다리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말했다. 오는 2006년 하반기부터는 회복세를 보이기 시작해 2007년부터는 신규 IT 수요가 본격적으로 증가하면서 2~3년간은 호황이 기대된다는 설명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