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남의 식도락가들이 아직도 잊지 못하고 있는 추억의 산봉냉면이 서울 강북에 진출했다.
올초 광화문 파이낸스빌딩 지하 2층에 문을 연 산봉냉면은 감칠 맛나는 고구마전분 면발과 시원하면서도 달콤한 육수로 매니아들을 유혹하고 있다.
강북 산봉냉면이 문을 열게 된 것은 변용자 사장(63)의 아들인 정수원씨가 냉면 맛에 반한 친구들과 어울려 가업을 잇겠다고 나선 것이 직접적인 계기. 변 사장은 `빨간 구두 아가씨`로 유명했던 남일해씨의 부인으로 90년대까지 도곡동의 그랜드백화점(현 롯데 강남점)에서 `산봉냉면`을 운영, 큰 인기를 끌었었다.
산봉냉면은 함흥식, 평양식등 전통 냉면과는 달리 메밀이 아니라 100% 천연 고구마 전분을 사용하는 것이 특징. 색깔이 하얀색을 띠고 메밀가닥보다 가늘고 연해 쉽게 끊어 먹을 수 있다. 그러나 더 인상적인 것은 약간 단 듯 하면서도 동치미 특유의 얼큰함이 묻어 나오는 육수 맛. 동치미와 사골국물로 우려낸 시원한 육수는 다른 곳에서 흉내낼 수 없는 독특한 것으로 산봉냉면만의 맛의 비결이라는 설명이다.
정 사장은 “각국의 음식이 총집결해 있는 강북의 대표적인 오피스가에서 맛으로 승부해 보겠다”며 “언젠가 미국과 일본에도 산봉냉면 브랜드를 진출시키는 게 꿈”이라고 포부를 밝힌다. 문의 02-775-8853.
<강동호기자 eastern@sed.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