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경제·금융일반

신한·조흥은행 4월 통합출범 후속작업 탄력

<br>조흥간판 내리지만 존속법인으로 이름남아<br>통추위 "새 인사체계 도입 직급격차 해소"<br>조흥銀 노조선 "2003년합의서 무시" 반발

김병주(가운데) 신한·조흥 통합추진위원장이 30일 통합은행 명칭을 결정한 후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전국의 조흥은행 본ㆍ지점은 새해에 신한은행으로 간판을 바꿔단다. 한국 최고(最古)의 은행으로 외환위기 이전에 은행권 맏형 역할을 했던 조흥은행은 108년 번뇌의 역사를 뒤로한채 인수회사의 행명을 달게 됐다. 신한ㆍ조흥 통합추진위원회는 구랍 30일 합병으로 탄생할 ‘뉴 뱅크’의 이름을 신한은행으로 결정했다. 통추위의 이번 결정으로 신한ㆍ조흥 통합작업이 한층 속도를 낼 전망이다. 이에 따라 외환위기 이전에 은행 서열을 부를 때 사용하던 ‘조(조흥)ㆍ상(상업)ㆍ제(제일)ㆍ한(한일)ㆍ서(서울)’의 5대 은행이 인수 및 합병을 통해 모두 이름을 바꿔달게 됐다. 미국의 케미컬은행이 체이스은행을 인수하면서 피인수 은행의 사명을 유지한 것과는 대조적이다. 통추위는 나름대로 객관적인 결정을 내리기 위해 3개 외부기관을 통해 두 은행 고객은 물론, 국내외 주요투자자, 학계, 언론계, 증권 애널리스트 등을 대상으로 ‘브랜드 설문조사’를 실시했다. 이는 통추위가 출범 당시 “기업가치가 더 높은 은행의 이름을 사용하겠다”는 약속에 따른 것. 통추위는 ‘신한은행’이 더 우수하다는 브랜드 조사 결과와 경제적인 가치를 놓고 최종 결정까지는 적지 않은 고민을 했다고 밝혔다. 조흥은행은 간판을 내리지만, 통합은행의 존속법인으로 남아 법률행위상 이름을 남기게 됐다. 김병주 통추위원장은 “통합은행명을 브랜드 가치가 더 우수한 신한으로 결정, 통합은행의 미래가치를 높이는 한편, 존속법인을 조흥으로 정해 108년 역사에 대한 조흥은행 직원들의 자부심을 배려했다”고 설명했다. 그는 특히 “존속법인을 결정하는 일이 가장 힘들었고 많은 시간을 할애했다”며 “존속법인 역시 신한으로 하는 것이 세법상 유리하지만, 비용 측면보다는 통합은행의 기업가치를 훼손할 수 있다고 생각해 고심 끝에 내린 결론”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또 “통합은행 명 역시 뉴 브랜드를 생각할 수도 있었지만 이미 ‘신한’이라는 금융그룹이 있고 그룹 내 가장 큰 계열사의 이름을 다르게 가면 많은 계열사들과 그룹명도 바꿔야 하는 비용 문제가 있었다”고 말했다. 신한지주측은 “핵심 이슈였던 통합은행 명칭과 존속법인이 결정됨에 따라 두 은행간 통합추진 작업도 속도를 낼 것”이라고 평가하면서 앞으로 감독 당국의 인허가, 통합은행장과 경영진 선임 등 여러 가지 현안이 남아있지만 내년 4월1일 공식 출범하는 데는 지장이 없을 것으로 전망했다. 통추위는 또 “통합은행의 새로운 인사체계(HR)를 도입해 두 은행 직원간의 직급 격차에 대한 문제를 점진적으로 해소할 것을 통합은행 경영진에게 건의하겠다”고 밝혔다. 두 은행의 직급체계가 크게 다르고 한꺼번에 일률적인 조정을 할 경우 그 기준을 설정하기 어렵기 때문에 새로운 인사제도를 도입해 합리적으로 조정한다는 취지다. 하지만 조흥은행 노조는 “통추위는 지난 2003년 맺은 노사정 합의서의 약속을 무시하고 사전 시나리오대로 통합은행 명칭을 결정했다”며 “통추위의 결정을 받아 들일 수 없으며 파업도 불사하겠다”고 거세게 반발, 새해에 해결해야 할 숙제를 남겨두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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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정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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