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특혜·특권 모두 반납하고 초심으로"

하부영 前현대車 노조부위원장 통렬한 반성

“조합원들이 사적인 이해관계 관철을 요구하니 대의원들은 이를 해결하기 위해 부당한 방법을 동원한다. 우리 내부가 얼마나 썩었는지 짐작이 갈 것이다.” 기아자동차 노조의 취업비리가 확산되고 있는 가운데 노동운동 핵심인사가 노조의 치부를 드러내며 통렬한 자기반성을 촉구하고 나섰다. 하부영 전 현대자동차 노조 부위원장은 28일 ‘월간 노동사회’ 2월호에 기고한 ‘노동운동 환골탈태의 기회다’라는 글을 통해 이번 사태를 계기로 “지난 87년 이후 18년여를 지나며 한국사회에 또 다른 권력으로 등장한 노동운동이 도덕적 불감증을 치유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하씨는 노조 대의원 선거에서조차 조합원이 후보에게 “당선되면 근골격계 산재되도록 해줄 거냐”며 표를 흥정하고 “사택 조기입주, 조ㆍ반장 승진까지 개입하고 있다”며 노동운동 현장의 도덕적 불감증을 질타했다. 그는 “현장에서 사사건건 기준과 원칙이 무너져도 지적하면 ‘너만 잘났느냐’는 냉소뿐”이라며 “이미 여러 노조에서 부정부패와 타락의 문제가 불거졌으나 노동운동 역시 미봉책으로 묻어두다 이런 사태를 맞았다”고 분석했다. 그는 또 “도덕적 해이가 비리뿐 아니라 금속산업연맹의 임원선거 무효, 민주노총 대의원대회 유회, 금융노조 선거부정 등까지 있어서는 안될 일들만 벌어지고 있다”며 “자신들이 한 행위가 얼마나 더럽고 타락했는지 모르고 자랑처럼 떠벌리는 게 지금 노동운동판”이라고 비판했다. 하씨는 “노동운동이 날마다 요구만 하고 투쟁에만 전력투구를 해오다 보니 사회적 책임이라는 질적 성장에 소홀히 해왔다”며 “그러다 보니 사회 현상에 대한 고민이 부족하고 무책임한 세력으로 전락했다”고 주장했다. 그는 이런 도덕적 불감증이 일부 정규직이 비정규직을 ‘착취의 수단’으로 삼는 현실까지 불러오게 됐다고 통탄했다. 하씨는 “훨씬 높은 노동운동의 도덕적 기준과 가치를 만들어내고 노동조합도 이제는 견제와 감시장치를 요구해야 한다”며 “특혜와 특권이 있다면 다 반납하고 초심으로 돌아가자”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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