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사회일반

야간조명 제한에… 골퍼들 '짜증' 골프장은 '한숨'

“일일 팀 수가 줄어서 예약이 어렵습니다. 죄송합니다.” 회사원 신 모(43)씨는 최근 수도권의 한 퍼블릭 골프장에 2주 후 주말 예약 전화를 했다가 불가능하다는 답변을 받았다. 다른 회원제 골프장에도 문의를 했지만 비슷한 대답이 돌아왔다. 골프장 공급 증가로 크게 호전됐던 예약난이 올해 본격 골프시즌을 맞아 재연되고 있다. 이유가 뭘까. 지난 3월 초부터 정부의 에너지절약 정책으로 골프장의 야간조명제한이 실시되면서 하루 입장가능 인원이 예년에 비해 줄었기 때문이다. 후반 3개 홀마다 조명 시설을 갖춘 한 골프장 관계자에 따르면 하루 평균 10팀 가까이 줄여서 운영하고 있다. 지난해 하절기 새벽 시간까지 활용해 3부제로 운영했던 경기도의 다른 골프장은 최고 120팀까지 이용할 수 있었지만 최근 들어 80팀 아래로 30% 이상 뚝 떨어졌다. 한 퍼블릭 골프장 관계자는 “일몰 시간 언저리가 걸리는 티 타임 예약을 못 받는 데다 미리 받아놓았던 연간ㆍ단체 예약 인원을 배정하고 나면 부킹할 수 있는 시간이 조금밖에 남지 않는다”고 말했다. 이에 따라 이용자들의 불편이 커지고 있다. 퍼블릭 골프장을 주로 이용하는 회사원 김 모씨는 “에너지 절약 취지는 이해되지만 에너지 사용량 등을 감안해 계절적으로 융통성 있게 조명을 제한하는 것도 방법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경기도 용인 지역 골프장 회원인 이 모(53)씨는 “오후 2시경에 라운드를 시작했다가 마지막 한두 홀에서 볼이 잘 보이지 않아 골프장 직원에게 항의한 일이 있다”고 불만을 토로했다. 매출은 줄고 이용자들의 불만은 높아지자 골프장들도 고민이 깊어지고 있다. 총 72홀 가운데 42홀에 조명시설이 설치된 인천 영종도의 스카이72 골프장은 3월 한달 간 6억3,000만원의 매출 손실을 봤으며 연간 130억원 이상의 매출이 줄어 결과적으로 국세와 지방세 납부금액도 22억원 가량 감소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사단법인 한국대중골프장협회는 최근 야간조명제한으로 대중골프장 51곳에서만 연간 연인원 63만여명의 고용이 감소된다는 분석을 내놓기도 했다. 이에 앞서 한국골프장경영협회는 ‘일몰 후 조명 금지’에 대해 ‘일몰 2시간 이후’로 완화해줄 것을 지난 3월 지식경제부에 요구했지만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경기도 K 골프장 사장은 “산업으로서의 골프에 대한 정부의 인식이 바뀌지 않고 있다”며 “골프장의 경영상태와 골퍼 편의를 위해 우선 일몰 후 2~3시간까지라도 조명 사용을 허용해줄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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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민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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