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경제·금융일반

'셔터 내린' 中企 는다

올해 회생절차 신청 27개사로 이틀에 한 개사 꼴


한 때 국내 포털업계의 강자로 군림했던 프리챌이 지난 1월28일 서울중앙지방법원에 회생절차 개시를 신청했다. 유료화 정책 실패 이후 자금난과 온라인게임ㆍ동영상 사업 등의 잇따른 실패로 결국 회사의 운명을 법원 결정에 맡겨야 하는 처지에 놓인 것이다. 업계 관계자는 “문제는 자금이었다”면서 “유료화 정책의 실패로 어려움을 겪던 프리챌이 온라인게임과 동영상 사업으로 재기를 노렸지만 결과는 좋지 못했다”고 말했다. 최근들어 대기업과 중소기업간의 양극화 현상이 심화되면서 자금난을 이기지 못해 법원에 회생절차를 신청하는 중소기업들이 늘어나고 있다. 2일 서울중앙지방법원 파산부에 따르면 올 들어 지난달까지 회생절차를 신청한 기업은 총 27개사에 이른다. 이틀에 한 개 꼴로 중소기업들이 쓰러지고 있는 셈이다. 이 같은 중소기업들의 도미노 붕괴 현상은 최근 유가를 비롯한 원자재 가격이 급등하고 대기업들의 단가 인하 압력이 거세지고 있는 가운데 금리마저 상승세를 타는 등 여러 악재들이 겹친 때문으로 풀이되고 있다. 특히 신용등급이 낮은 중소기업들은 회사채 발행 등 자금 조달 측면에서도 철저히 소외되면서 잇따라 ‘경영 포기’를 선언하고 있다. 실제로 이번 주 회사채 발행 예정 규모가 2조6,000억원에 달하지만 거의 대부분이 포스코와 제일모직, 진로, SK네트웍스 등 대기업들이다. 한 증권사 투자은행(IB) 관계자는 “회사채 발행 부문에서도 대ㆍ중소기업간 부익부 빈익빈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면서 “금리 인상이란 복병으로 중소기업들은 자금 조달 측면에서조차 소외되고 있다”고 말했다. 금융위기 한파가 몰아친 2008년 이후 회사의 운명을 법원 결정에 맡기는 기업은 증가 추세다. 2008년 회생절차 신청법인이 110개사로 지난 1999년 이후 처음으로 100개를 넘어선데 이어 금융위기가 정점에 달했던 2009년에는 195개로 늘었다. 최근에는 금융위기는 다소 약화됐지만 극심한 자금난으로 경영을 포기하는 기업은 줄어들지 않고 있다. 지난해에도 회생절차를 신청한 기업이 155개를 기록한 데 이어 올들어서도 이 숫자가 2개월 사이에 벌써 27개에 달한다. 이런 추세로 갈 경우 올해 기업회생 절차를 신청하는 기업 수는 지난해 수준을 넘어설 것으로 전망된다. 서울중앙지방법원 파산부의 한 관계자는 “지난 해 다소 줄기는 했지만 여전히 회생절차를 신청한 기업이 100개를 넘고 있다”면서 “올해 27개사 중 5개사가 건설사로 부동산 침체의 여파를 받고 있다”고 설명했다. 박형중 우리투자증권 이코노미스트는 “과거 대기업 실적이 좋아지면 소비심리도 살아나고 이는 중소기업의 경영환경도 좋아지는 선순환 구조를 보인 데 반해 현재는 그렇지 못하다”면서 “고용률이 오르지 못하고, 소비심리마저 얼어붙는 사이 중소기업의 상황은 한층 어려워지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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