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사회일반

부산 서면 노래방 화재 늑장 신고가 禍 키웠다

지난 5일 밤 부산 최대 번화가인 서면의 한 노래방에서 발생한 화재는 복잡한 건물 구조, 업주의 부적절한 대응, 소방당국의 미온적인 초동 대처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해 인명피해를 키운 것으로 알려졌다.

5일 오후 8시 55분 부산 부산진구 부전동 한 상가건물 3층 S노래방에서 원인을 알 수 없는 불이나 손님 김지원(24)씨 등 9명이 연기에 질식해 숨지고 25명이 부상을 당했다. 사망자 중에는 스리랑카 국적의 가얀(20)씨 등 외국인 3명도 포함돼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3층 노래방은 550여㎡ 규모에 방 26개가 중앙에 위치하고 통로가 ‘ㅁ’자 형태로 방을 둘러싸고 있는 형태로 설계 돼 출입구를 찾기가 어렵다. 노래방 위층의 주점의 경우 외벽 창문이 45도 각도로 급사면을 이루고 있는 사각뿔 형태로 설계돼 있어 번지는 불길 속에서도 희생자들이 창문을 열고 건물 밖으로 뛰어내리지 못했다. 화재 당시 노래방 외벽 창문이 잠겨 있었는지 여부는 확인되지 않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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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찰은 업주인 조모(25)씨가 불이 난 사실을 인지하고도 화재 사실을 알리지 않고 자체 진화를 시도하다 불을 키웠다는 진술을 확보했다. 해당 건물은 지난해 10월 2층에서도 누전으로 추정되는 불이 나 내부에 있던 사람들이 긴급 대피하는 소동을 벌인 것으로 알려져 평소 건물이 화재 예방 관리를 철저히 하지 않았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소방당국의 미온적인 초동 대처도 참사를 키운 원인으로 꼽히고 있다.

이날 화재 발생이 알려진 이후 현장에는 58대의 소방차량과 120여명의 인력이 긴급 동원돼 화재 진압에 착수했다. 현장에 있는 목격자들은 "화재 신고를 받고 최초 7대의 소방차가 현장에 도착했지만 소방 호스를 펴느라 시간이 지체됐고 한참 시간이 흐르고서야 10여명의 대원들이 3층 현장으로 투입됐다"며 "사망자와 부상자들은 화재가 발생한지 40분이 넘어서야 밖으로 실려 나왔다"고 진술한 것으로 알려졌다.

소방당국이 화재가 난 3층 노래방 외벽 창문을 깨고 적극적으로 현장에 진입해 구조 작업을 펼쳤다면 희생자 규모가 줄어들었으리라는 지적이 제기되고 있다.


곽경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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