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 정부 들어 글로벌 자원 인수합병(M&A) 시장에서 대한민국의 존재감이 급격히 소멸되고 있다.
특히 셰일가스ㆍ타이트오일 등이 대체자원으로 급부상하면서 BPㆍ엑슨모빌 등 다국적 오일 메이저와 시노펙ㆍ페트로차이나 등 중국 업체들이 자원 M&A에 역량을 대폭 강화하고 있는 반면 우리나라는 새 정부의 자원 M&A 정책이 퇴행하면서 태국과 인도네시아 등에도 뒤처질 정도로 위상이 추락했다.
18일 자원개발 업계와 수출입은행 등에 따르면 올 1~6월 상반기 세계 석유ㆍ가스(비전통자원 포함)의 지분투자 등 M&A 현황을 분석한 결과 중국의 독주에 일본이 가세하는 가운데 한국은 전혀 실적을 올리지 못했다.
상반기 국내 기업의 석유ㆍ가스 부문 M&A 실적을 보면 한국석유공사ㆍ한국가스공사 등 2개 자원 공기업들은 개점휴업 상태였다. SK이노베이션ㆍ삼성물산ㆍLG상사ㆍ대우인터내셔널 등 국내 4대 자원 민간기업 역시 한 건의 M&A도 없었다.
반면 중국을 포함한 아시아 기업들은 전세계 석유ㆍ가스 M&A를 주도했다. 올 1ㆍ4분기에 중국 기업들은 석유ㆍ가스 M&A에 86억달러를 투자했다. 이는 같은 기간 전세계 석유ㆍ가스 M&A의 41%에 해당된다. 중국은 2ㆍ4분기에도 80억달러 이상을 투입한 것으로 추정되는 등 상반기에만 160억달러가량을 투자한 것으로 알려졌다.
일본의 경우 구체적 금액은 집계되지 않고 있지만 공기업 주도로 미국 텍사스, 캐나다, 모잠비크 등의 석유ㆍ가스 M&A에 나섰다. 여기에 인도ㆍ인도네시아ㆍ태국 등도 전통석유는 물론 비전통자원(셰일가스ㆍ타이트오일) M&A 시장에서 두각을 나타내고 있다.
공기업의 한 관계자는 "정권교체와 자원개발 로드맵 미설정 등 여러 이유로 석유ㆍ가스 부문의 M&A 등 신규 해외투자는 제로 상태"라고 말했다. 민간기업의 한 관계자는 "정부가 자원개발에 주어지던 세금공제 제도 폐지를 추진하고 있다"며 "정책적 지원도 소홀해지는 등 민간기업도 적극적인 M&A는 힘든 상황"이라고 강조했다.